식량 3분의 1이 버려져도
하루 10만명 어린이 아사
'빵의 세계화' 절실한 시점
대구 각급 학교 기아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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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한 오지마을에서 어린이가 어머니의 메마른 젖을 빨다 지쳐 잠이 들었다. 사진은 2010년 5월 월드비전 대구·경북지부의 에티오피아 노노지역 개발사업장 방문을 동행취재할 당시 촬영한 것이다. |
‘~해서 죽겠다’는 말은 세계 공통어다.
‘비 다잉(be dying~)’ ‘쓰러(~死了)’ 등 영어나 중국어에도 어떤 상황을 부풀려 말할 때 ‘~해서 죽겠다’는 말을 종종 쓴다. 그중에서 가장 흔한 말은 ‘배고파 죽겠다’는 상투어다. 하지만 우리는 ‘배고파 죽겠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내뱉으면서도 정작 지구상에서 하루에 10만명, 5초마다 1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걸 모른다. 어쩌면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체하진 않을까.
유엔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이었던 장 지글러는 그의 책 ‘왜 세상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서 기아는 개인적이거나 지역적인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 전 지구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슈테판 크로이츠베르거는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죽는가’라는 저서에서 전 세계에서 수확하고 생산하는 식량의 3분의 1은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며, 선진국의 경우에는 절반이 버려진다고 일갈했다.
가난한 나라의 국민은 부유한 나라의 소와 돼지보다 배가 고픈 게 현실이다. 경제민주화가 국내정치의 화두라면 지구상에는 ‘빵과 밥의 민주화’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세계식량계획(WFP) 같은 국제기구도 이 같은 현실을 해결할 수 없어 보인다.
기아는 가뭄과 홍수, 이상 한파, 태풍, 농작물 병충해 등과 같이 자연적 원인으로 일어나는 것과 전쟁, 인구증가 등 인위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이 있다.
‘사흘 굶어 도둑질 아니할 놈 없다’는 우리네 속담처럼 기아는 인간의 육체와 정신을 황폐하게 한다. 옛날 우리나라에서도 자연재해와 질병으로 굶어죽은 보릿고개의 아픈 역사가 있었다. 또 6·25전쟁을 겪으면서 배고픔을 절실하게 경험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는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입장이 바뀌었다. 혹자는 국내에도 굶는 이웃이 많다며 해외아동 원조에 마땅찮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과 관련없어도 조건 없이 주는 사랑만큼 위대한 것은 없다.
기아대책·유니세프·월드비전·굿 네이버스·세이브 더 칠드런·정토회 등이 바로 그런 NGO(Non Government Organization)다. 지구상 곳곳에서 밥 한끼, 빵 한 조각이 없어서 죽어가고 있는 사람을 위해 설립됐다. 이 중 월드비전은 6·25전쟁을 계기로 만들어진 세계적 민간구호단체로 세계 100여개 회원국, 1억명의 사람을 돕는 세계 최대 자선단체다.
영남일보는 2009년부터 월드비전 대구·경북지부, TBC대구방송, 대구시교육청, 대구백화점과 함께 ‘글로벌 사랑나누기(사랑의 동전 모으기, 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 운동)’협약을 맺고 국제구호캠페인을 펼쳐오고 있다. 지금까지 4명의 영남일보 기자가 아프리카 대륙의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지의 오지를 찾아 현지취재를 하며 제3세계 국가의 굶주림과 빈곤을 우리 지역에 생생하게 보도함으로써 나눔과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이번호에서는 월드비전과 이 단체의 독자적 프로그램인 기아체험24시간을 소개한다. 또 기아체험24시간에 참여한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북동중학교 중학생과 가족, 학교, 자원봉사자의 이야기를 실었다. 사실감을 전달하기 위해 기자 역시 기아체험에 동참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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