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나오거나 너무 자주 나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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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에 위치해 요도를 둘러싸는 호두와 비슷한 크기의 장기다. 소변과 정액은 전립선을 지나지 않고서는 몸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이 작은 전립선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소변을 볼 때와 정액을 배출할 때 어려움이 있고 남성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이후 남성이 접하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전립선 커지면서 요도 압박
소변줄기 가늘어지고 약해져
지연뇨·간헐뇨·잔뇨감 나타나
급성요폐·혈뇨 동반땐 수술해야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 대표적
◆남성호르몬이 원인
전립선비대증은 남성호르몬을 만드는 정상 고환을 가지고 있는 40대 이상의 남성에서만 발생한다. 어릴 때부터 사고 또는 질병으로 고환이 없는 경우 전립선비대증은 발생하지 않는다. 전립선비대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여럿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남성호르몬이다.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한 육류 섭취의 증가는 남성호르몬과 성장인자에 영향을 주고, 이에 따라 전립선 역시 비대해진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유발되는 증상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전립선이 커지게 되면 요도가 압박돼 생기는 폐색증상과 방광 자극으로 생기는 방광자극증상이다.
전립선이 점점 커지게 되면 요도를 압박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요도가 좁아져 소변줄기가 가늘고 약해진다. 소변이 금방 나오지 않고 한참 기다려야 하는 지연뇨, 소변줄기가 중간에 끊어졌다 나오는 간헐뇨 등의 폐색증상이 생긴다.
소변을 본 후에도 소변이 방광에 남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잔뇨감, 소변 보는 횟수가 증가하는 빈뇨, 야간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곧 나올 것 같은 급박뇨 등의 방광자극증상이 생긴다. 심해지면 지속적인 폐색에 의해 결국 소변을 볼 수 없는 요폐 상태가 되고 방광자체가 손상돼 기능 회복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특히 알코올 섭취에 의한 과도한 방광팽창, 감기약, 갑작스러운 기온의 하강, 통증, 스트레스 등이 있을 때 급성요폐가 잘 발생한다.
전립선비대증을 진단하는 방법은 환자가 느끼는 증상의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증상점수, 소변줄기의 세기를 속도로 표시한 요속검사 및 잔뇨검사, 혈중 전립선 특이항원(PSA)검사 등이 있다.
환자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증상의 정도는 객관화할 필요가 있어 환자는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설문지를 작성한다. 이때 사용하는 설문지로는 국제전립선증상점수표가 가장 많이 이용된다. 이 표에는 각각 증상이 없으면 0점, 항상 그런 경우 5점으로 점수를 매겨 설문에 대한 점수를 모두 더했을 때 0~7점이면 가벼운 증세, 8~19점이면 중간증세, 20~35점이면 심한 증세로 구분한다.
혈중 전립선특이항원검사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을 구분하기 위한 중요한 검사이다. 전립선 특이항원은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전립선암이 있을 때 혈액내 수치가 3ng/㎖ 이상으로 증가한다. 또 전립선비대증환자에서도 혈액내 수치가 1.5ng/㎖이상인 경우 전립선비대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를 의미한다.
◆치료법 다양하게 개발돼
과거에는 치료방법이 대기요법과 수술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여러 가지 약물요법과 함께 덜 침습적인 치료방법으로 다양해졌다. 대기요법은 증상이 경미한 전립선비대증환자에게 적용된다.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정기검진을 받아 치료가 필요한지를 결정, 평소 자기 전에 음료를 마시지 않고 카페인이나 술을 줄이는 등 생활습관을 조절한다.
약물치료는 환자가 느끼는 하부요로증상 등의 불편감을 일차적으로 해결해주며,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거나 더 이상 커지는 것을 방지한다. 요도를 압박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게 하는 주된 신경은 알파교감신경으로 주로 전립선요도에 분포한다. 전립선이 크지 않더라도 알파신경이 자극되면 소변을 보기가 힘들어진다.
이를 억제하는 약물이 알파차단제이다. 효과가 급속히 나타나 빠르게 증상을 완화시킨다. 복용 후 2~3일 내에 증상이 좋아진다. 그러나 효과가 빠른 반면, 지속성은 떨어져 투약을 중지하면 바로 증상이 악화되는 단점이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발생과정에는 남성호르몬의 역할이 중요하고, 그 중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전립선 내 DHT를 억제해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약물이 있다. 6개월 정도 복용하면 전립선 크기를 15~25%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복용을 중단하면 전립선이 다시 자라나 일정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로 돌아오기 때문에 장기적인 복용이 필요하다. 성욕감퇴와 발기부전 등 부작용이 드물게 나타날 수 있으며, 남성 탈모가 있는 사람은 머리카락이 나는 이로운 부작용도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커진 전립선 조직을 수술로 제거해 요도의 압박을 없애는 것이다. 최근에는 약물 치료방법도 많이 개발됐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다. 특히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하는 급성요폐, 재발성 요로감염, 혈뇨, 신장기능의 저하, 방광결석이 동반되면 수술 치료를 해야 한다.
수술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첫 번째는 내시경수술이고, 두 번째 방법은 개복수술이다. 요즘은 내시경수술이 발달해 개복수술은 일부 제한된 경우에만 이루어진다. 요도내시경을 이용해 전립선조직을 절제하는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은 가장 대표적인 외과적 표준수술법이다. 경요도전립선절제술보다 상대적으로 덜 침습적인 레이저치료는 초기에는 시술이 간편하고 출혈이 거의 없는 장점 때문에 많은 환자가 이 치료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전립선조직의 파괴 정도가 약해 장기적 효과가 떨어지고, 전립선요도가 부어 소변보기가 힘들어 도뇨관을 오래 넣어두거나, 방광자극 증상이 심한 부작용이 있다.
중년 이후 전립선의 기능과 성기능을 잘 보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은 필수이며 규칙적이고 꾸준한 성생활,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 김천일 계명대 의과대 비뇨기과 교수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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