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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94] 썬키스트(Sunkist)

2013-11-09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94] 썬키스트(Sunkist)

세계적인 브랜드 ‘썬키스트(Sunkist)’는 고품질 오렌지주스의 대명사로 알려지며, 우리 생활 속의 친숙한 브랜드가 됐다. 병문안을 갈 때나 집들이용 선물 혹은 집에 방문한 손님 접대용으로 부담없이 떠올릴 수 있는 제품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 한 썬키스트를 흔히 대기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놀랍게도 이들은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비영리기업이다. 100여년이 훌쩍 지난 오늘날 썬키스트 협동조합은 ‘20세기 지구촌 농민들이 일궈낸 가장 화려한 성공 사례’로 알려지고 있다.

썬키스트의 탄생은 1870년대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동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대륙 간 철도가 완성되면서 캘리포니아 감귤류 산업이 급성장하기 시작한다. 1880년대부터 10여년 동안 캘리포니아 감귤류 경작지는 10배 이상 늘어났으며, 캘리포니아의 주요 수출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영세했던 농민들은 유통 중개상들에게 착취당하고, 중개상이 효율적으로 시장관리를 하지 못해 공급과잉과 공급부족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재정이 점점 악화됐다. 독점 유통 중개상에 의해 농민이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과일을 판매하는 경우도 흔히 발생했다. 이러한 도매상들의 횡포와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1893년 농민들이 전국의 판매·유통을 직접 관리하는 썬키스트의 전신인 ‘남부 캘리포니아 과일 거래소(Southern California Fruit Exchange)’를 세우게 된다.

과일 거래소는 회원 농민을 위한 일종의 마케팅 연합조직으로, 가장 중요한 업무는 조합 회원이 납품하는 과일을 조합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주문과 배송 등 모든 업무는 비례배분 방식으로 처리돼 조합원간의 갈등을 최소화했다. 과일 거래소는 점차 농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단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한다.

1908년 과일 거래소는 신선 농산물 업체로는 최초로 광고를 시작했다. 시험적 광고 후 오렌지 판매가 50% 신장하자 광고효과를 확신한 조합은 로드앤토머스라는 광고회사를 선정해 조합 농산물에 맞는 브랜드를 개발하기로 했다. 당시로는 농산물 광고도, 농산물에 브랜드를 개발한다는 것도 파격적인 아이디어였다.

로드앤토머스에서는 소비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름을 생각하다가 태양의 입맞춤을 받은 캘리포니아 오렌지를 뜻하는 ‘SunKissed’라는 이름을 제안하였고, 이것이 ‘Sunkist’로 바뀌어 조합의 브랜드로 채택됐다. 조합 이사회는 이 상표를 고품질 감귤류 과일에만 사용하기로 결의하고, 600만장의 썬키스트 오렌지 스티커와 100만장의 썬키스트 레몬 스티커를 발부했다.

썬키스트의 성장 요인은 특유의 광고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철저한 품질관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썬키스트의 소속 검사관은 도소매업체를 직접 모니터링해 재배관리 태만이나 조합에 명시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시 제명 처리한다. 엄격하게 품질과 생산량을 관리하며 스스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인 것이다.

브랜드 명성이 높아지면서 썬키스트는 과일을 원료로 하는 제품 판매업체에 브랜드 라이선스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 제품은 전세계에서 매년 20억달러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로열티 수입만 2천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도매상의 횡포에 맞서 재배 농가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썬키스트 협동조합은 오늘날 가장 성공한 협동조합으로 평가받으며, 세계를 호령하는 일류 브랜드로 성장했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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