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스페셜] 아! 김광석 2014 떠난지 18년, 태어난지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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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탄생 50주년 전국서 추모 무대
2014년 김광석 탄생 50주년을 맞아 전국에서 그를 추모하는 무대들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종편이 김광석 특집을 기획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것에 이어, 곳곳에서 다양한 뮤지컬과 추모무대 등이 다채롭게 열릴 예정이다. 대구에서도 김광석 노래로 만든 뮤지컬 ‘디셈버’와 추모공연 ‘다시부르기’가 마련돼 기대를 모은다.
◆ 뮤지컬 ‘디셈버’
<일시 및 장소 : 2월21일~3월2일 대구오페라하우스>
김광석은 유난히 겨울과 인연이 많은 가수였다.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에 태어났으며, 32세에 짧은 생애를 마치고 영면에 들었을 때도 추운 겨울이었다. 그리고 그의 겨울에 또 하나의 사연이 덧붙여졌다. 그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 ‘디셈버’가 제작된 것이다.
뮤지컬 디셈버는 고(故) 김광석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국내 최초로 김광석의 자작곡과 가창곡을 모두 포함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연극과 영화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특유의 유머감각과 삶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드러내온 장진 감독이 만든 최초의 뮤지컬 작품이기도 하다.
감동적인 스토리와 최첨단 기술력이 가미된 새로운 무대연출, 그리고 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래가 어우러져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뮤지컬 ‘디셈버’는 김광석의 유가족이 우연히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한 습작노트에 쓰인 김광석의 미발표곡 2곡까지 포함됐다.
이 작품에서 20여년을 넘나드는 잊지 못할 러브스토리를 펼쳐갈 남자 주인공 ‘지욱’ 역에는 박건형과 김준수가 더블 캐스팅됐다. 또 지욱의 마음을 사로잡은 첫사랑의 상대 ‘이연’ 역에는 오소원과 김예원, 사랑스럽고 발랄하며 오직 지욱만을 짝사랑하는 ‘여일’ 역에는 김슬기가 캐스팅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김광석 다시부르기
<일시 및 장소 : 2월8일 경북대강당>
‘김광석 다시부르기’ 공연은 원래 서울에서 출발했지만, 본격적 대중적인 공연으로 점화된 것은 대구에서였다. 이 공연은 김광석 기일에 맞춰 박학기, 한동준, 동물원 등 동료가수들이 서울 대학로 학전 소극장에 모여서 그를 추억하며 가졌던 작은 모임에서 출발했다. 생전에 김광석과 친분이 있었던 예술기획 성우의 배성혁 대표가 추모무대를 대규모 공연콘텐츠로 키워보자는 제안을 해 성사됐다. 공연의 수익금 전액은 김광석 추모사업회로 전달돼 기금으로 적립되고 있다.
김광석 다시부르기 무대는 처음 기획됐을 당시에는 추모무대라는 이유로 침통한 분위기에서 열리기도 했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공연은 축제로 승화되는 분위기다.
올해 김광석 다시부르기는 생전에 그와 각별하게 조우했던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마음으로 마련하는 무대다. 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래를 동료와 선후배 가수들이 함께 부른다.
공연에서는 32세의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김광석의 생전 공연실황을 보여준다. 사진가 임종진이 촬영한 김광석 사진이 부대전시로 마련돼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② 콘텐츠 제작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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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혁(예술기획 성우 대표)
-김광석 다시부르기 공연을 마련한 계기는.
“김광석은 내게 각별한 의미로 남은 소중한 사람이다. 언제부터인가 김광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서울 대학로 학전소극장에서 기일날 모여 작은 공연을 하는 것을 보고, 문화콘텐츠로 키우자고 2008년에 처음 제안했다. 특히 대구는 김광석의 고향이자, 생전에 그의 공연이 가장 잘된 도시이기도 하다. 대구에서 출발해 전국으로 김광석 바람을 불게 하자는 취지였고, 향후에는 김광석재단 설립과 김광석포크페스티벌을 만들 꿈을 가지고 있다.
-김광석의 고향 대구에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김광석’이라는 콘텐츠는 대구시민에게 무한한 자부심이자, 대구가 내놓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대구시에서 김광석 콘텐츠 개발에 투자할 때다. 개인적으로는 7~8월쯤 며칠간 이어지는 ‘김광석 포크페스티벌’ 같은 초대형 야외 페스티벌을 코오롱야외음악당 같은 곳에서 펼치고 싶은 소망이 있다. 김광석을 좋아하는 전국의 수많은 팬이 연인, 가족과 함께 대구로 휴가를 오는 프로젝트로 만들고 싶다.
-김광석은 어떤 가수였다고 생각하나.
“김광석은 어떤 악기보다 사람의 목소리가 아름답다는 말을 실감나게 하는 가수였다. 특히 ‘사랑했지만’ ‘서른즈음에’ ‘이등병의 노래’ 등으로 누구나 한번쯤 느끼고, 공감할 만한 사연을 진솔한 노랫말과 멜로디에 녹여낸 탁월한 우리시대의 대표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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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화(마을기업 청춘 대표)
-마을기업 청춘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대봉동 문화마을을 만드는 일을 한다. 김광석이라는 경쟁력 있는 자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대봉동 방천시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에 선정돼 많은 문화 인프라를 구축했다. 방천시장과 대봉동의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문화상품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김광석을 테마로 하는 마을기업이 활성화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현재 대봉동은 민간에서 운영하는 갤러리, 공연장, 방천소셜마켓 등을 통해 대봉동만의 고유한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김광석이라는 우수한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마을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마을경제의 활성화는 물론이고, 방천시장과 대봉동 일대가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 개발된 김광석 테마상품은 무엇이 있는가.
“지금 대봉동에는 김광석을 테마로 하는 감성투어 프로그램과 전시 및 축제, 기념품 등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돼 대봉동 문화마을의 대표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음유시인 김광석의 벽화거리와 음악이야기, 대봉동 곳곳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전문가 해설로 들으며 산책하는 감성투어 프로그램은 대구는 물론 역외에서도 찾는 방문객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시와 중구청 문화예술과
-김광석길의 향후 발전계획은 어떠한가.
“현재 김광석길은 조형물 2점과 입체작품 6점, 벽화 57점, 사진 16점 등이 다채롭게 설치돼 전국에서 김광석 마니아를 불러모으고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김광석길에 작은 음악방송실을 만들어 노래도 틀고, 간단한 안내방송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근 들어 김광석길에서 거리공연과 아트마켓 등이 자주 열리고 있는데, 이를 정례화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중구청)
-김광석을 콘텐츠로 키우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대구의 문화예술 인물의 흔적을 스토리텔링하여 투어 코스를 개발하는 사업을 수년 전부터 지속해오고 있다.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인물로는 화가 이인성을 비롯해 이쾌대, 박태준, 현진건, 이상화 등 다양한 인물을 조명했다. 향후 김광석을 집중조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선 세미나와 포럼을 통해 그가 남긴 흔적을 찾고, 이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지는 문화중장기 발전계획에 포함시켜 구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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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석 특집으로 방송된 JTBC ‘히든싱어2’를 통해 단번에 유명세를 얻은 가수 채환. |
③‘히든싱어2’김광석 특집서 떠오른 채환
JTBC ‘히든싱어2’는 최근 김광석 특집을 방영,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방송의 여파로 김광석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고, 음원차트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떠오른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는데, 청도 출신의 무명 가수인 채환(본명 이헌승)이다.
“정말 행운이었어요. 경쟁도 치열했을 뿐더러 광석이 형과 목소리까지 흡사한 도전자가 많았거든요. 솔직히 1라운드에서 떨어진 광주에서 올라온 류정환이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였는데, 정환이가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긴장한 탓에 녹화 며칠 전 감기로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가 됐어요.”
19년이란 긴 세월 동안 무명 가수였던 채환은 이날 방송으로 단번에 유명세를 얻었다. 시청자들은 그의 탁월한 모창 실력에 놀라기도 했지만, 그가 털어놓은 김광석을 향한 애틋한 사연에 눈시울을 적셨다.
“광석이 형과는 생전에 딱 두 번 만났어요. 지금은 없어진 대구 금호호텔에서 콘서트를 마치고 열린 뒤풀이에서 한 번, 그리고 광석 형의 서울 공연을 마치고 나서 한 번이지요.”
그는 두 번째 만남인 서울 콘서트 뒤풀이에서 용기를 내 김광석에게 질문을 던졌다. “형처럼 노래 잘하려면 어떻게 하면 돼요?” 못들었던 걸까. 김광석은 소주에 김치찌개만 먹을 뿐, 묵묵부답이었다. 그렇게 소주 한두 병을 마시고, 술자리가 마무리될 무렵 김광석이 갑자기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나를 찾아오는 마음으로 노래해, 포기하지 말고. 노래는 그냥 가슴으로 하면 돼”라고 말했다. 순간 세상이 환하게 밝아지는 느낌, 이때부터 그의 꿈은 ‘광석 형과 같은 멋진 가수가 되는 것’이 됐다.
그는 김광석에 대한 그리움으로 김광석이 유년시절을 보낸 방천시장 근처로 이사를 가기도 했다. 대학시절 방천시장에서 리어카 행상을 하며 과일과 쥐포, 냉차 등을 팔았다고 했다.
“열세 살 때부터 서른 살까지 방천시장에 살면서, 이사도 4번이나 했습니다. 지금은 형이 살던 곳은 도로가 되고 제가 살던 하숙집은 새 건물이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방천시장은 광석이 형과 저의 추억으로 가득합니다. 지난여름에도 김광석 길에 가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의 눈에 비친 김광석은 어떤 가수였을까. 채환은 “노래가 왜 존재하는지 알게 해준 가수”이자, “방송보다 소극장에서 몇 명을 두고서라도 대중과의 소통을 원했던 가수”라며 힘주어 말했다. 또 “광석 형 음악에는 욕심이 없다. 채우고 채워도 더 채우려는 욕심으로 가득한 세상에 그의 음악은 텅 비어있다”고 그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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