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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리포트 .4] 선수 배려와 존중의 리더십

2014-02-27

‘형님’에서 ‘어머니’로 변신한 류중일 감독

[오키나와 리포트 .4] 선수 배려와 존중의 리더십
지난 21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연습경기를 마치고 삼성 코치진과 선수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올해는 ‘형님 리더십’에서 ‘어머니 리더십’으로 바꿔보려고요.”

류중일 감독의 올해 팀 운영 기조에 미묘한 변화가 예상되면서 프로야구 삼성의 경기력과 어떤 함수관계를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올해부터 삼성에서 뛰는 제이디 마틴은 얼마 전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만삭인 아내의 출산을 돕기 위해 지난 16일 가족이 있는 미국 루이지애나주로 휴가를 떠난 것. 류 감독이 휴가를 허락하면서 마틴은 아들 트립을 순산한 아내 곁에 머무를 수 있었다.

23일부터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마틴은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감독과 동료 선수들의 배려로 아내가 무사히 아들을 출산해 아주 기쁘다”며 “올 시즌 밴덴헐크와 함께 선발 보직에서 팀 승리를 견인하겠다”며 굳은 결의를 다졌다.

삼성이 마틴을 영입하기 위해 쓴 돈은 계약금 5만달러에 연봉 25만달러까지 30만달러가 넘는다. 다음 달 시범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정규리그 128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삼성으로선 하루라도 더 마틴을 마운드에 올려 승수를 쌓아야 할 형편이다. 그러나 류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아무리 비싼 몸값이라고 해도 선수 사기 진작과 심리적 안정이 오히려 팀 전력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보고 일주일 이상의 휴가를 준 것.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 삼성과 재계약에 성공한 밴덴헐크 역시 훈련 후 항상 동료들과 ‘대화 삼매경’에 빠진다. 화두는 소치동계올림픽에서의 김연아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키 196㎝, 몸무게 98㎏인 그는 원래 스피드스케이트 선수로 뛴 경험이 있다. 김연아의 팬이라고 강조한 밴덴헐크는 텃세 판정 논란과 관련해 “스포츠는 스포츠로 끝나야 한다. 현장의 선수들은 어떤 종목이든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아내 출산 앞둔 투수 마틴에
훈련 대신 ‘특별 휴가’ 선물

나바로 팀 적응 돕기 위해
미국에 있는 부모 캠프 초청

경기력에 도움될 수 있도록
사기진작 차원 세심한 배려


류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는 밴덴헐크가 동료들과 수시로 야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대해 토론할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하다면 체험의 기회까지 주겠다는 입장이다.

밴덴헐크는 이에 대해 “지금은 투수로 삼성 마운드에 섰지만 마음 속에는 늘 빙상 선수로서의 정체성도 있다”며 “삼성에서 나의 이런 생각과 의지를 존중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나바로의 표정도 밝다. 다음 달 초 오키나와 캠프에 미국에 거주 중인 부모를 초청하기로 한 것. 나바로는 벌써부터 기대에 들떠있다. 그는 박석민과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팀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겉보기에 밝은 나바로는 실제로는 수줍은 성격이다. 아직 장타자로서의 힘과 스피드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나바로는 긍정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대견히 여긴 류 감독은 나바로의 비자발급 등 가족 초대 계획을 적극 지원해 주라고 프런트에 협조를 요청했다.

류 감독은 “나바로가 삼성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모든 배려를 할 생각”이라며 “나바로가 잘 쳐주고 수비에서 에러(실책)를 줄여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삼성은 23일 개인 훈련으로 뒤늦게 오키나와에 합류한 좌완투수 권혁에게도 특별한 배려를 했다. 당초 손목 부상을 입은 권혁은 코칭 스태프의 배려로 50일간 괌 캠프에 머물며 기초훈련을 다졌다. 비록 당장 경기 투입은 어렵지만 이날부터 오키나와 모드로 돌입한 그는 양일환 투수코치로부터 제구력과 스피드 면에서 합격판정을 받았다.

또 마무리로 보직을 옮긴 안지만 역시 부상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도록 투구 수를 줄여주는 등 배려하고 있다. 안지만은 25일 요미우리와의 경기에 첫 등판했다.

감독 취임 4년차를 맞은 류 감독의 ‘어머니 리더십’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에서 글·사진=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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