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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촌서 국밥에다 막걸리 들며 옛 정취 느껴보세요”

2014-06-20
“주막촌서 국밥에다 막걸리 들며 옛 정취 느껴보세요”
지난해 11월 개장한 사문진주막촌. 수령 500년인 팽나무는 주막촌의 명물이 됐다. 4대강사업 때 철거위기에 처했으나 달성군이 200만원에 구입했다.

사문진은 고령군 다산면 호촌리에 있는 조선시대 나루터다. 맞은편은 달성군 화원읍 성산리다.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사문동(沙門洞) 또는 사문(寺門)이라 불렀다. 강변에 모래가 많아서, 큰 절로 가는 관문이라서 한자 ‘사(沙)’와 ‘사(寺)’가 달리 쓰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대구도호부편에는 사문(沙門)으로 기재돼 있다. 일제가 만든 1918년 지형도에는 사문동이라고 나온다.

사문진나루터는 조선 세종 28년에 설치돼 성종 때까지 40년간 무역창고(화원창)지로 활용됐다. 이곳에는 대일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한 왜물고가 있었다. 하지만 사(私)무역의 발달로 15세기 후반에 화원창과 왜물고는 폐쇄됐다. 사문진은 광복이전까지 부산의 구포와 안동을 연결하는 낙동강뱃길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했다. 남해안의 돛단배와 범선의 출입이 잦았는데 쌀, 콩, 소금, 미역, 김, 어물 등을 수송했다. 이 밖에 고령군 다산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나루터를 통해 대구지역 시장에 판매됐다.

1900년 3월26일, 대구에 파송 온 선교사 사이드보탐의 편지에 피아노가 사문(Samoon landing place)나루터를 통해 대구에 처음 들어온 것이 확인돼 지난해 10월 달성군이 ‘달성 100년 맞이 100대 피아노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고령과 달성을 오가는 도선은 처음 장대를 이용해 사람의 힘으로 다니는 목선이었으나 85년 엔진이 달린 10t급 철선으로 변모해 한번에 사람 60명과 승용차 6대를 운반할 수 있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0여대의 차량과 1천여명의 사람을 수송했다고 한다. 인근 화원토성에 화원유원지가 조성되면서 관광객이 많이 찾아 사문진도 번성했다. 특히 고령 쪽 사문동의 모래가 유명해 모래찜질을 하러 오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93년 사문진교 준공으로 철선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으며 강물마저 급속히 오염돼 모래사장을 찾는 이도 감소했다.

달성군은 영남교역의 중심지였던 사문진을 살려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사문진이 한국 최초의 피아노 유입지이고, 영화 ‘임자 없는 나룻배’의 촬영지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나루터를 화원동산 초입에 복원했다. 이곳에는 이동식 초가로 만든 주막 3채와 선박 계류장, 영화 임자 없는 나룻배 조형물, 피아노 기념비, 실개천이 들어섰다. 올 4월부터는 달성군시설관리공단이 직접 주막촌을 경영하고 있다. 주막촌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운영된다. 주막에서는 달성에서 생산되는 비슬막걸리와 국밥, 잔치국수, 묵, 두부, 부침개 등을 판매한다.

김현호 달성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기존 매운탕 식당가를 철거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 게다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하천오염과 침수문제를 들어 사문진주막촌을 허가해주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주말이나 휴일 많은 시민이 수변공원과 주막촌을 찾아 휴식을 취한다”며 “내년엔 남쪽 숲에 오토캠핑을 할 수 있는 캠핑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관리공단은 또 올여름 12인승 모터보트 2대를 시험가동한 뒤 호응이 좋으면 내년엔 47인승 유람선을 띄워 선상결혼식까지 기획하고 있다. 또 인근에 들어설 달성습지 자연생태공원과 연계해 화원토성을 역사테마가 있는 종합관광레저타운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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