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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위기 이육사 고택 ‘이전 보존’

2015-12-10
20151210
9일 민족저항시인 이육사 선생이 젊은 시절 거처한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중구 남산동 한 주택의 모습. 이 고택은 남산동 일대 재건축사업 부지에 포함돼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재건축 부지의 정중앙 위치
소유권도 조합측에 넘어가
대구시 “기념관 조성 추진”
남산향수길 등 후보지 올라

민족저항시인 이육사 선생의 고택이 철거 위기에 내몰렸다. 고택이 위치한 대구시 중구 남산동 일대에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대구시는 고택을 보존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9일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남산동 일대 주택 재건축사업을 위한 ‘반월당지역주택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지난 10월 발족됐다. 주택조합설립위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남산동 일대에 지하 2층~지상 35층 768가구 규모의 아파트 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아파트 건축 부지에 이육사 선생이 거처하던 고택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고택의 소유권은 이미 주택조합설립위로 넘어간 상태다.

이육사 선생은 16세 때인 1920년 대구에 정착해 1937년까지 18년간 이곳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40년 생애의 절반가량을 중구 남산동(당시 대구부 남산정 662의 35)에서 보낸 것.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대구시는 고택을 이전해서라도 보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전 부지로는 아파트 부지 내 또는 ‘남산100년 향수길’이 거론되고 있다. 향수길로 결정될 경우 중구의 근대골목 투어 5코스와의 연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관계자는 “고택 소유권이 지난 9월 주택조합설립위로 넘어가 사유재산이 됐다. 이전해 보존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며 “고택을 이전한 뒤 기념관을 조성해 시민이 이육사 선생의 업적을 기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주택조합설립위도 대구시의 이 같은 방침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역주택조합 업무대행사인 우리디벨럽먼트 관계자는 “이육사 선생 고택이 사업부지 정중앙에 위치해 있어 그대로 보존한 채 아파트를 짓는 건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고택의 가치를 인정해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고 했다.

20여년간 이육사 선생의 생애를 연구하고 있는 박현수 경북대 교수(국문학과)는 “이육사는 삶 절반 가까이를 대구에서 보내는 등 지역과 인연이 깊은 인물”이라며 “이육사 기념관을 만들겠다는 대구시의 방침을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최보규기자 cho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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