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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명물 왕벚나무 ‘제주産’ 입증

2016-03-25

유전자 지문검사법 분석 결과 제주도 왕벚나무와 일치 확인
교구에 옮겨 심은 타케 선교사, 생태분야 업적발굴 활기 띨 듯

천주교 대구대교구(이하 대구대교구) 안의 명물로 알려진 오래된 왕벚나무가 제주도 왕벚나무 자생지의 왕벚나무와 유전적으로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학계와 종교계에 따르면 대구대교구 내 왕벚나무는 제주도의 왕벚나무 자생지를 발견해 세계에 알린 프랑스 선교사 에밀 타케 신부(1873~1952)가 그곳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설이 있다. 이번에 이를 입증하는 검사결과가 나옴에 따라 에밀 타케 신부가 대구 등지에서 이룬 업적에 대한 발굴·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박선주 영남대 교수(생명과학과)에 따르면 대구대교구 왕벚나무 세 그루 가운데 인쇄소 앞과 샬트르성바오로수녀원 앞 왕벚나무 두 그루를 제주도내 3개 지역 왕벚나무 자생지 나무와 DNA프린팅기법(유전자지문검사법)으로 분석한 결과, 제주시 봉개동 왕벚나무(천연기념물 159호)와 유전적으로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번 검사에서 대구대교구 왕벚나무는 세계유전자은행 왕벚나무, 올벚나무(왕벚나무의 모계나무로 알려짐)와도 유전적으로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앞으로 대구지역에 수령이 오래된 왕벚나무와 대구대교구내 왕벚나무와의 유전적 비교·다른 지역 자생지 등과의 비교검사를 통해 국내 왕벚나무의 분포를 분석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왕벚나무는 일본에서는 국화(國花)로 지정해 널리 심겨 있지만 아직 자생지를 발견하지 못했다. 처음 자생의 왕벚나무가 발견된 것은 1908년 4월15일 당시 제주도에 와 있던 프랑스인 에밀 타케 신부에 의해서다. 당시 타케신부가 제주도에서 채집한 표본을 독일의 베를린대학 코헤네 박사에게 보냄으로써 제주도가 왕벚나무 자생지임을 처음으로 세계에 밝혀 왕벚나무는 한국의 나무임이 입증됐다.

에밀 타케 신부는 1898년 한국에 부임해 동래, 밀양, 김해, 진주, 마산 등에서 활동하다 1902년 7월부터 1915년까지 제주도에서 선교활동을 했으며, 22년 대구가톨릭대 전신인 성유스티노신학교로 부임하면서 대구와 인연을 맺었다. 대구 부임 당시 천주교 대구대교구 내에 왕벚나무를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케 신부는 1928년 성유스티노신학교 3대 교장으로 취임했고, 폐교 뒤에는 대구 남산동에서 은거하다 1952년 1월27일 선종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남산동 성직자 묘지에 묻혔다.

타케 신부의 대구 행적과 대구대교구 내 왕벚나무 식재 유래를 추적해 온 정홍규 신부(대구가톨릭대 사회적경제대학원 원장)는 그동안의 연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달 4일 대구가톨릭대 남산동 신학대학에서 ‘에밀 타케 신부님의 왕벚나무 통합 생태론’ 콘퍼런스를 연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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