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잊어서는 안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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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날들을 그저 잊고 싶은 연말이다. 어느 한 해가 고요했던 적 있었던가. 하지만 올 한 해는 유달리 다,사,다,난했다. 서둘러 한 해를 마감하고 뒤도 돌아보지 말고 잊어버리자는 송년과 망년의 건배가 밤마다 쨍쨍거리는 요즘, 고요히 2016년을 되돌아보기로 한다. 꼭꼭 눌러 마음 깊이 그 의미도 간직하기로 한다. 노랫말처럼,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을 테니. 새로 맞을 2017년 새해를 위해서라도.
▶경북도청 신도시 이전(3월10일)= 경북도청이 50년간의 대구 산격동 시대를 마감하고 안동·예천 신도시의 새 청사로 이전했다.
▶4·13총선(4월13일)= 4월13일에는 20대 총선이 있었다. 참패한 새누리당은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고,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이 각각 지난 총선에 비해 13%포인트, 6%포인트 상승했으며 역대 최고로 많은 여성 국회의원이 당선됐다.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5월17일)= 서울 강남역 부근의 건물 화장실에서 30대 남성이 20대 여성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 수많은 사람이 사건 장소 근처인 지하철 강남역 10번 출구에 추모 포스트잇을 남겼고 ‘여성혐오’는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남부권 신공항 백지화(6월21일)= 남부권 신국제공항 건설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났다. 대선 공약으로 삼았던 신공항 건설을 박근혜정부는 헌신짝처럼 버렸고 10년 넘게 신공항유치를 염원해 온 지역민들은 분노했다.
▶성주 사드 배치(7월13일)= 북한의 핵 미사일 방어를 위한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성주에 배치된다. 주민들은 ‘성주가 아니라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사드가 자신들을 겨냥한 것으로 판단하는 중국의 반발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경주 지진(9월12일)= 경주에서는 규모 5.1, 5.8의 큰 지진이 연달아 발생했다. 규모 5.8의 지진은 지진 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규모였다. 현재까지도 550회가 넘는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경주지진과 원전의 문제다. 지진에서 안전하지 않은 곳에 원전들이 빼곡히 세워져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서문시장 화재(11월30일)= 서문시장 4지구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나 점포 839개가 모두 불에 탔다. 불은 59시간 만에 완전 진화됐고, 상인들은 시장 인근 대체상가 옛 베네시움에서 눈물을 닦으며 다시 장사를 시작하려 한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12월9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야 3당과 무소속 의원 171인이 발의한 ‘대통령(박근혜) 탄핵소추안’을 상정, 표결했다. 탄핵을 이끈 촛불집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순실로 대표되는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으로 시작된 촛불집회는 11월12일 100만명의 인파가 광화문 광장에 모인 것을 시작으로 매주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집회는 청와대 코앞까지 이어졌고, 성난 민심은 국회를 넘어 이제 헌재로 향하고 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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