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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5.8 경주 지진] 박선 대구YWCA 사무총장

20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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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 대구YWCA 사무총장이 반핵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대구YWCA 제공>
20161223

관측 이래 최대 지진…한반도 통째 흔들
550여회 여진‘더이상 안전대 아님’입증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보고 탈핵운동
‘생명의 바람…’ YWCA 취지에도 부합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 되돌아보는 계기”
지금도 매주 核반대시위·서명운동 계속


지난 9월12일 경주시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기상청이 관측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여진은 지금까지 550회를 넘어섰다. 더는 한국이 지진 안전대가 아니라는 사실은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지진에 놀란 것은 박선 대구 YWCA 사무총장도 예외는 아니다. YWCA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탈핵운동에 뛰어들었다. ‘가까운 곳에 원전이 수두룩한데 우리나라는 괜찮은가’라는 단순한 걱정에서 시작된 공부였다. 그린에너지라는데 원전이 무슨 문제가 있나, 덕분에 싼값에 전기를 쓰고 있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에 지진이 일어날리 없잖아. 갖고 있던 순진한 믿음은 하나둘씩 깨졌다.

“후쿠시마 사태를 보면서 정말 무서웠다. 지진은 판들의 경계부에서 95% 정도, 5%는 판 내부에서 발생하는데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는 한반도는 상대적으로 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이 낮지만 그렇다고 지진의 안전지대는 결코 아니다. 수백 년에 한 번꼴로 규모 6.0 이상 대형 지진이 발생하는 한반도도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가 남의 일이 아닌 이유다.”

대구 YWCA는 2012년부터 본격적인 탈핵운동을 시작했다. ‘생명의 바람, 세상을 살리는 여성’이라는 YWCA의 취지에 탈핵은 더할 나위 없이 딱 맞는 이슈였다. 탈핵세미나를 갖고 탈핵학교를 운영했다. 1인 시위로 시작한 탈핵 반대 시위는 지금도 매주 화요일 ‘불의 날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리고 있다. 탈핵송을 부르고 전단을 돌리고 시민서명을 받았다. 에너지의 날에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이고 탈핵 체험부스도 운영했다.

그러다가 경주에 지진이 났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공포였다. 땅이 흔들리고 머리 위로 물건이 쏟아져내렸다. 힘들고 외롭게 탈핵운동을 해 오던 박 총장은 속으로 오히려 다행이다 싶었다. 이번 지진을 계기로 원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겠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경주 지진 이후 ‘원전은 괜찮은가’라는 댓글이 달렸다. 경주 지진은 불행한 사고였지만 이를 통해 우리의 에너지 정책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박 총장은 “일본 탈핵평화운동가인 히로세 다카시에 따르면 경주 지진은 가장 무서운 내륙형 지진이다. 그 밑에 활성단층이 있다는 뜻이다. 고리와 월성에 핵발전소를 증설할 때 활성단층이 없어 안전하다고 했지만, 170㎞에 걸친 활성단층인 양산단층이 발견됐다. 핵발전소가 몰려있는 한반도 동남부 일대에는 60여 개의 활성단층이 있다. 한국 핵발전소 내진 설계로 막을 수 없는 규모 7.0 이상의 직하지진이 올 수 있어 핵발전소 대형 사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핵발전소에 비상체제는 없다”는 그는 “사고가 일어나면 끝”이라고 했다.

경주 지진 이후 대구 YWCA의 탈핵운동은 더욱 가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탈핵 에너지 전환을 위한 100만명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와 신규 핵발전소 확대 중단 운동을 전개했다. 내년엔 대선 공약에 탈핵이 포함되도록 전략적인 접근도 할 예정이다.

“핵발전소 대부분이 동해안을 따라 분포하고 동해안을 핵단지화 하려는 이른바 원자력 클러스터 계획이 경북도 주도로 준비되고 있다. 대구에 핵발전소는 없지만 이들 핵 관련 시설들에 완전히 포위된 형국으로 고리, 월성 핵발전소에서 방사능 물질이 확산될 경우 100㎞ 반경 안에 포함되므로 안전할 수 없다. 내년에도 탈핵운동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널리 알려 일상 속 에너지 절약을 위한 실천이 가능하도록 만들어가겠다. 한 사람을 바꾸면 그 뒤에 수많은 사람이 있다. 그렇게 조금씩 세상을 바꿔나가겠다.”
글=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사진=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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