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반高 중 최다 성과’ 비결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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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성찰을 위한 연극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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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재반 학생들의 의대 일일체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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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와 함께하는 멘토 특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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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멘티가 함께하는 논문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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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여고 게시판에 붙어있는 동아리 홍보 내용들. |
대구여고가 2017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대구지역 일반고 중 최다 인원을 합격시켰다. 이러한 성공은 수시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일반계 공립학교가 이룬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 학교의 수시 합격자 현황과 다수 합격자를 배출한 비결을 들어봤다.
◆5명 합격…대구 최다 성과
대구여고의 서울대 수시 합격자는 총 5명으로 정치외교학과, 치의예과, 불어교육과, 서반어학과, 국문과에서 나왔다. 앞서 수시 1단계에서는 무려 10명이 합격, 대구여고의 학생부가 서울대에서도 인정받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쾌거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경북대 문과계열 최고점 학과인 영어교육학과에 수시 모집인원 8명 중 무려 5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많은 학생 사이에서 ‘대구여고 판’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 공군사관학교에서 여자 생도 20명을 모집하는 데 2명이나 합격했다.
대대적 수업 개선 통해 자기주도 학습 이끌어
비교과 활동때도 자연스럽게 교과수업과 연계
자율동아리 111개 달해…교과·진로 차원 활용
교사들, 학생 활동 내용 공들여 꼼꼼히 담아내
대학들 “대구여고 학생부 진정성 있다” 高평가
어떻게 이러한 결과가 가능했을까. 그동안 대구의 상당수 고교는 수시모집에 미온적 태도를 취해왔다. ‘수능성적이 좋은 대구 학생들은 정시 위주가 유리하다’거나 아직 학교 프로그램 등의 교육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표되는 수시에 대한 대비가 약하다는 자조적 얘기가 적잖았다. 특히 공립학교와 비(非) 수성구학교는 이런 문제에서 더욱 자유롭지 못했다.
◆알찬 학생부가 가장 큰 비결
대구여고는 수시 합격자 최다 인원을 배출한 비결에 대해 먼저 ‘알찬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를 꼽았다. 교사들은 수업개선에 대대적으로 동참했고, 수업 중 학생활동이 주를 이루도록 노력했다. 정규수업에서 문제풀이식 단순 과제를 벗어나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과제를 내는 것은 물론 비교과 활동에서도 정규수업과 연계가 되도록 신경썼다. 가령 수업 중 영어 에세이를 배운 학생에게 비교과활동으로 국어의 한 단원인 연극을 연계해 수업 중 익힌 것을 한 번 더 접하도록 했다.
교사들은 이러한 활동 내용을 학생부에 꼼꼼히 담아냈다. 교사마다 상당한 공을 들였다. 담당 교사와 학년 부장, 교무부장, 진로진학부장은 물론 교장, 교감이 모두 매달렸다.이렇게 학생부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교사 사이에선 ‘(학생부에) 더 적을 것이 있는데 분량이 제한돼 못 적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박민환 대구여고 진로부장은 “학생부에 올인하면서 ‘대구여고 학생부는 진정성 있다’는 얘기가 대학가에서 나돌고 있다. 교과와 비교과의 연계가 우수하고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항목이 일목요연하게 작성돼 믿을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진로와 연계된 동아리활동
이 학교의 동아리 활동은 진로와 연계된 것들이 주를 이룬다. 정규 동아리가 64개, 학생들이 직접 만든 자율 동아리가 111개나 된다. 이들 동아리는 특기·적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교과와 진로 차원으로 활용한 것이 다른 학교들과 차별화된다. 가령 자율동아리 중엔 승무원반, 경찰반, 항공반 등 학생들의 진로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것이 많다.
한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과 학과, 혹은 취업과 연계될 수 있는 동아리를 직접 만들어 활동하니 교사들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진다”면서 “이러한 동아리 활동이 고스란히 학생부에 기록되고 학생들의 진로진학에 그대로 반영되니 아이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심화학습 프로그램 운영도 특징이다. 인문계열의 상경과정(국제경제, 국제정치, 과제연구) 및 이과계열의 과학심화과정(고급수학Ⅰ, 고급수학Ⅱ, 과제연구)을 진로집중 정규 교육과정으로 개설했다. 주로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과정으로 소수가 희망하더라도 이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학생들의 진로와 관련된 다양하고 특색 있는 비교과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논술특강, 영재학급, 자기주도적 학생 리더 중심 동아리, 학생 논문 저자 양성 프로그램, 동서양 고전 특강, 교과 융합 인문 독서 토론, 창작 연극 수업 등 다양하다.
하종목 대구여고 교장은 “이번에 좋은 수시 성적을 거둔 것은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능했다.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교내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에 학생들이 잘 따라줬다”면서도 “교육본질에 충실하게 모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생부를 철저하게 관리한 것이 이번 수시 결과의 가장 큰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사진=대구여고 제공>
대구여고 학생부에 기록된 한 재학생의 세부능력·특기사항
(1학기)경제: 경제학과 현실 경제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고 경제 과목에 대한 학습 열의가 매우 높으며 수업 태도가 성실하며 타의 모범이 됨. ‘기업의 사회적 책임, 한중FTA와 지역주의’와 관련된 보고서를 작성하는 수행평가에서 수집한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내용을 잘 요약하고 분석하였으며 창의적 대안을 제시하는 등 탁월한 능력을 발휘함. 비합리적 소비에 관한 모둠별 탐구학습에서 밴드왜건 효과, 스노브 효과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이를 종합해 발표함으로써 다른 학생들의 이해에 많은 도움을 줌.
(2학기)경제: ‘중국발 경제위기’를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하여 발표하는 수행평가에서 ‘중국발 경제 위기’의 원인과 세계 경제 및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여 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으며 이 문제의 해결 방안과 관련된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제시하였고 자신이 생각하는 해결방안을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제시하여 학생들에게 발표함으로써 세계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고 경제가 국가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력을 인식하게 될 ‘한국 경제의 성장과정’을 주제로 한 모둠활동에서 모둠원으로서 발표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프레지로 제작하는 데 적극 참여함
국제경제: ‘청소년을 위한 세계 경제 원론’(데이비드 앤드류스) 중 무역 장벽 부분을 읽고 무역 장벽의 종류, 효과를 요약하여 발표하였으며, 아이티의 쌀 문제를 사례로 무역 정책의 부작용을 말해 주어 다른 학생들의 이해에 도움을 주었음. ‘국제 경제 관련 기구의 역할’을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그 내용을 정리하고 발표하여 다른 학생들의 이해에 도움을 주었음. 특히 경제 관련 국제기구 중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 등을 조사하고 이들 국제기구와 우리나라 경제와의 관련성을 조명하고 그 의의를 설명함.
한 재학생의 학생부 동아리 활동 내용
(솔로몬의 선택) (54시간) 법과 정치 관련 문제에 대한 토론에서 자신의 입장을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근거를 논리적으로 발표함. 모의 학생자치법정에서(사건명: 학교폭력 피해자 유가족이 가해자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사건) 원고 변호사의 역할을 맡아 원고의 입장을 잘 대변할 수 있도록 소장을 체계적으로 작성하였으며 실제 모의 재판 과정에서도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역할 수행을 함. 2014학년도 동아리 활동 산출물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함(201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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