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71205.010060723050001

영남일보TV

전은호 토지자유연구소센터장 “젠트리피케이션 막으려면 民官이 재생지역 공동 소유·관리해야”

2017-12-05
전은호 토지자유연구소센터장 “젠트리피케이션 막으려면 民官이 재생지역 공동 소유·관리해야”

도시재생으로 지역을 살리면서 젠트리피케이션도 막는 이른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세계적인 화두다.

“우리 사회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만 바라보고 있어요. 젠트리피케이션은 사회 발전에 있어서 당연히 수반되는 현상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좋으냐, 나쁘냐는 논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 관련 국내 전문가로 꼽히는 전은호 토지자유연구소 시민자산화지원센터장(39)의 말이다. 그는 지역의 도심관광명소 부상에 따른 땅값과 임대료 상승에 대한 책임을 부동산 소유주에게만 묻는 것은 무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침체기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예상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할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민·관이 협력해 재생지역을 공동으로 소유, 관리하면 됩니다. 땅의 가치가 크게 오른 상태에서 부동산 소유주로부터 선의를 바라거나, 조례 등을 통한 법적 제재도 일시적인 방패막이일 뿐입니다.”

전 센터장은 ‘함께 만든 가치의 공유’라는 주제를 소개하며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로 파리시와 민간이 함께 투자해 설립한 개발공사 ‘세마에스트(semaest)’를 예로 들었다. 세마에스트는 프랑스 파리의 지방혼합경제회사 중 하나로 베르시 지역의 도시 정비를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용지취득과 택지개발, 공공시설 정비, 민간개발자에게 택지 양도 및 프로젝트 완공까지 감독·관리하는 조직으로, 문화 및 상가거리 활성화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관 주도의 개발에서 민·관이 협력적인 관계를 형성, 개발을 추진함에 따라 소상인들의 안정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세마에스트는 파리 인근에서 10년간 상업 및 공예업 활동을 하며 650상업구역(7만3천m)을 관리하고, 1천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그는 “세마에스트는 선매권이라는 행정적 권한을 통해 매매 건물이 나오면 우선적으로 매입할 수 있다. 땅값과 임대료 상승으로 파리의 거리가 가진 역사성을 훼손시키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세한 구분 없이 상생 협약을 통해 억제하는 것은 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다. 그에 앞서 시민들의 공유지를 확대하고 공유자산을 만들기 위한 실험들이 이뤄져야 한다. 도시가 우리의 공동 자산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