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획정위, 획정안 제출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김세환 위원장이 3일 중앙선관위 관악청사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선거구획정안 국회 제출과 관련, 위원회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는 3일 국회 의안과에 선거구 인구 상·하한선을 각각 13만6천565명과 27만3천129명(공직선거법 상 2019년 1월 기준)으로 정한 획정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경북권 13개 선거구 중에서 기존 영양-영덕-봉화-울진(13만7천992명)을 남북으로 양분해 영덕을 서쪽에 있는 군위-의성-청송과 합쳐 '군위-의성-청송-영덕'(14만452명)으로 재편된다.
나머지 3개 군은 영주와 합쳐져 '영주-봉화-울진-영양'(20만6천581명)으로 바뀐다. 또 예천은 경북도청을 공유하고 있는 안동과 통합해 '안동-예천'(21만5천112명)으로, 상주는 북쪽의 문경과 합쳐져 '상주-문경'(17만1천896명)으로 개편된다.
이는 앞서 시민단체인 경북북부권선거구바로잡기운동본부가 지난달 3일 생활권과 행정편의 등을 고려해 제안했던 안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봉화와 영주를 비롯해 안동과 예천, 상주와 문경 등은 서로 말씨가 비슷할 정도로 생활권이 같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획정위 획정안은 경북권의 나머지 9개 선거구와 대구 12개 선거구는 현행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경북 북부권 선거구가 획정위 안대로 확정될 경우 선거 구도가 달라져 총선 예비주자들의 유불리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군위-의성-청송-영덕 선거구에선 의성 출신 김재원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과 영덕 출신의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이 한 선거구에서 충돌하게 된다. 선거가 소지역대결 구도로 전개될 경우 영덕 인구(3만7천96명·2월말 기준 )가 의성(5만2천516명)보다 적어 강 의원은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영주-봉화-울진-영양 선거구에선 영주 인구(10만4천795명)가 울진(4만9천49명)의 2배에 달해 울진 출신 예비후보들이 불리해질 수 있다.
상주-문경에선 상주 인구(9만9천438명)가 문경(7만1천778명)보다 훨씬 많아 상주 출신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선거에 임할 수 있는 것이다.
경북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획정위 안은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과 충돌하기 때문에 여야가 획정안을 계속 협상했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안"이라면서 "여야의 손을 벗어나 획정위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파격적인 안이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선거구도 변화에 따른 유불리를 의식해 일부 의원들은 획정위안에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획정위안과 관련, 문희상 국회의장이 강원 지역의 선거구 개편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5일 본회의 통과' 일정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문 의장은 이날 획정위안을 보고 받은 뒤 "개정 공직선거법상 농·어촌·산간지역 배려를 위해 노력한다고 했는데, 6개 군을 묶는 것은 법률에 배치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획정위안에는 기존의 강원 강릉, 동해·삼척,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속초·고성·양양,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등 5개 선거구를 강릉·양양, 동해·태백·삼척, 홍천·횡성·영월·평창·정선,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4개 선거구로 개편하면서 6개 시·군이 한꺼번에 묶이는 선거구가 한 곳 나왔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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