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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 지속가능한 대구경북 통합에 관하여

2020-06-05

대구경북은 떼놓을 수 없는
경제 공동체 운명 직시해야
두 지역 통합 지속가능성은
삶의 질 높이는 정주여건과
일자리 확대 가능성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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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대구의 경제침체는 1981년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경북과 분리된 이래 이미 그 씨앗이 배태되었다. 분리 전 대구시는 역사적으로 경북지역의 교육, 행정, 의료, 문화의 중심이자 최고의 정주지였고 철강, 기계, 전자, 합섬 등 국가 기간산업과 관련 제조업들은 국내 최대의 내륙산업단지인 구미와 포항 등 경북지역에 산재한 형태로 발전해왔다. 분리 후 대구시 행정구역에 남은 것은 원사제조 시설 하나 없는 제직과 염색, 자동차부품을 포함한 기계부품 일부와 영세한 전자·전기업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서비스 부문뿐이었다. 한마디로 인구에 비해 산업생산액이 턱없이 적은 구조, 이것이 현재 대구시의 출발점이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대구지역의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는 1992년 이래 전국 최하위 수준인 반면 1인당 개인소득은 전국 6위권으로 특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개인소득 대비 타지로부터 유입되는 근로소득과 재산소득의 규모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데 기인하는 것으로 이는 대구지역에 거주지를 두고 구미, 포항, 영천 등지로 통근하는 '직주 불일치현상'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나치게 높은 역외 의존도로 타 지역 경제상황 변동에 지역경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안정적인 자체 부가가치 생산기반을 확충해야 하는 것이다. 그간 대·구·포 또는 서브트라이앵글 프레임으로 빈번히 논의되었던 것도 이러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본격 실시된 이후 마치 별개의 경제주체처럼 움직여 왔던 대구와 경북이 결국은 서로 떼놓을 수 없는 공동운명체란 사실을 직시해야 하며 또한 이것이 대구경북 통합의 경제 측면의 당위성이다.

그럼 통합 대구경북의 지속가능성은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가? 일정 수준의 인구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 환경보전과 개발의 조화를 통한 정주여건의 향상, 지방정부의 자치역량 제고를 통한 지역의 국제경쟁력 제고 이 세 가지가 학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이 세 가지는 상호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인과관계로 얽혀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폐쇄된 틀 안에서 오로지 성장과 팽창 패러다임으로 어느 도시 할 것 없이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도시경영의 주요 성과지표가 되는 도식적인 틀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삶의 질이 중시되고 인접한 지역 간에도 경쟁보다는 기능분화에 의한 연계와 협력, 나아가 글로벌 시각에서 광역경쟁력 향상에 초점을 두는 프랑수아 아쉐의 메타폴리스적 프레임으로 보면 이해하기가 한결 쉽다. 예컨대 건축가 승효상이 말하는 도시와 농촌 간 종속적 관계가 아닌, 이 둘의 기능이 결합된 공동체에서 도시(Urban)와 농촌(Rural)을 합친 러반(Ruban) 라이프가 나타나 정주가치와 지역경쟁력을 향상시킨다.

대구경북연구원이 제안하고 있는 청정자원, 혁신성장, 해양에너지 등 3대 핵심 경제권 형성과 2포트 시스템은 지역별 기능특화, 연계, 협력으로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통합으로 가는 빅 디자인으로 해석된다. 결국 대구경북 통합의 지속가능성은 삶의 질을 높이는 정주여건 향상과 일자리의 질과 양의 확대 가능성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과거 IMF 외환위기 직후부터 대구와 경북지역 간 연계·협력 논의가 집중적으로 나오기는 했으나 지역 간 이해관계에 대한 견해차로 실효성은 장담할 수 없었다. 대구경북 통합은 지역적 폐쇄성을 탈피하고 '얼굴 있는 공동체'로서의 대구경북의 정체성을 함께 형성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되어야 한다.

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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