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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걱정에 마스크도 못 벗고…대프리카 공시생들 '짠한 도전'

2020-06-15

■ 대구 지방직 임용시험장 가보니…

감염 걱정에 마스크도 못 벗고…대프리카 공시생들 짠한 도전
대구시 지방공무원 공개경쟁 임용시험이 치러진 13일 오전 대구 동구 대구관광고 시험장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 발열 체크를 받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코로나19 감염 우려 속에 지난 13일 대구에서 '2020년 제1회 8·9급 지방직 공무원 공개경쟁 임용 시험'이 치러졌다. 총 1만3천73명이 총 28개의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렀고, 고사장에는 대구시 직원 1천912명이 투입됐다. 예년과는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위해 발열 체크, 손 소독제 등 강화된 방역절차 속에 시험이 진행됐다.

이날 오전 8시40분쯤 대구 수성구 시지중학교에는 긴장한 표정의 수험생들이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수험생들이 간격을 띄우지 않은 상태로 고사장인 학교 건물 입구로 들어가려고 하자, 시험 감독관이 "거리를 유지해서 입장해달라"고 안내했다.

같은 날 동부중학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29개 시험실이 마련된 이 학교엔 경찰과 대구시 관계자들 여럿이 교문 앞을 지키고 서 있는 가운데 마스크를 단단히 낀 수험생들의 입실 행렬이 이어졌다. 수험생들은 교문에 들어선 후 비닐 옷과 장갑, 고글을 착용한 직원에게 발열 체크를 받고 손소독까지 하고 난 다음에야 고사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수험생 딸을 고사장까지 데려다준 허모씨는 "수험 기간에 이런 일이 생겨 딸에게도 공부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며 "평소와 달리 독특한 시험 환경이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혹여나 감염되지는 않을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고사장 안에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안이 마련됐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기존 시험실 1개당 30명이던 수용 인원을 20명 이하로 줄여 응시자 간격을 1.5m 이상 떨어지도록 했다. 수험생들은 신분확인 과정 때 외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시험 감독관의 경우 라텍스 장갑을 착용 후 시험지를 나눠줬다. 시험 종료 후에도 차례로 퇴장하도록 해 응시생들이 몰리는 것을 막았다. 이런 덕분에 수험생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학교 로비가 북새통을 이뤘던 풍경은 없었다.

수험생 정모씨는 "다시는 해보지 못할 독특한 경험을 한 듯하다"면서도 "마스크를 코 밑으로도 내리면 안 돼서 조금 답답한 부분은 있었지만, 이외에 거리낌이 있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시험장에선 외부인이 드나들거나 소음 등 문제점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A시험장의 경우 학교 체육관에서 10여 명이 내는 운동연습 소리가 너무 커 고사장까지 울려 퍼지기도 했다. 원칙적으로는 에어컨을 가동하고 고사장 창문을 모두 열도록 했지만, 외부 소음으로 인한 수험생들의 요청에 따라 문을 닫고 진행하기도 했다. 또 교문 안까지 가족 등 외부인 등도 자유롭게 출입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대구 시내 한 학교에서 감독관을 한 공무원 B씨는 "매년 감독관을 맡지만, 2009년 신종플루나 2015년 메르스, 올해 코로나19 등 4~5년 간격으로 시험현장도 힘들어질 때가 있는 것 같다"며 "평소 같으면 이른 시간에 도착한 수험생들은 시원한 교실 안에서 공부했지만, 이번에는 발열 체크를 하겠다고 교문 밖까지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거나, 더운 날씨에 응시자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말고는 마스크를 벗지도 못하는 등 평소에는 없었을 고충을 겪고 있는 수험생을 보니 마음이 짠했다"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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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정경부 서민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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