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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 젊은이들이여, 힘내라!

2020-06-19

불공평하고 모순된 현실에
젊은이들 좌절과 절망으로
하지만 극복하는 것이 중요
노력이 악조건 이겨내도록
평등한 사회로 향해서 가야

[경제와 세상] 젊은이들이여, 힘내라!
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 총장

우리는 한때 온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열광한 적이 있었다. 2002년 월드컵4강 신화를 이루었을 때다.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슬로건 그대로 희망의 대한민국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그 후 18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 국민들 특히 청년들은 좌절과 절망 속을 헤매고 있다. '헬 조선' '88만원 세대' 'N포 세대' 라는 자조를 넘어 부모 세대보다 잘살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에 매우 힘겨워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는 세대 간, 계층 간, 지역 간 그리고 이념적으로 나뉘어 소모적인 갈등을 빚고 있다. 마음을 한데 모아 줄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다.

하긴 부모를 잘 둔 덕에 수십억 원의 뇌물을 받고 구속된 전력의 소유자가 국회의원이 되어 아버지가 '노벨 평화상'으로 받은 상금의 유산을 두고 형제 간 싸움을 벌이는 기사를 보고 절망하지 않을 젊은이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다수의 청년들이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데 부모 덕에 무임승차하는 사회지도층의 자녀들이 있는 현실은 분명 잘못되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또 다른 라이프 스토리도 있다. 일찌감치 고아가 된 소녀, 17세에는 부산방직공장에서 밤새 실타래를 돌렸던 여공, 20대 시절 짝퉁스카프를 팔고 초밥집에서 툭하면 칼에 손을 베이다가 뒤늦게 들어간 야간대학, 5년여 간의 사법고시 준비 끝에 34세에 변호사가 되어 수많은 국선변호를 맡았던 사람, 결혼한 적도 없지만 지금은 세 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엄마, 나도 잘 살고, 내 주변 사람들도 잘살도록 돕는 게 내가 지향하는 삶이라고 당당히 자신을 소개한 국회의원의 이야기다. 그녀는 분명 우리에게 코리안 드림의 희망을 주고 있다.

삶이란 당장의 현실을 보면 불공평과 모순에 가득 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기조건만 본다면 세상살이는 분명 불공평한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시장경제가 발달하여 선진국 문턱에 이르렀다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OECD의 2017년 자료에 의하면 빈부격차와 계층 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인 지니계수가 한국은 0.355로 인근 일본의 0.339보다 높게 나타났고, 최상위 소득분위 20%가 최하위 20%의 소득보다 7배나 더 높았다. 분배개선을 위해 정부가 정책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노력해야 할 여지가 많음을 시사한다. 이 점에서 좌파와 우파 간에 정책적·이념적 상이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생을 길게 보면 누구에게나 기회는 비교적 공정하게 열려있다고 할 수 있다. 당장에는 부모 덕에 초기조건이 좋아 무임승차로 살아가는 인생이 좋아보여도 종국에는 아닐 것이다. 삶의 진정한 가치와 평가는 위의 두 번째 예처럼 이 초기조건을 어떻게 극복하였는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바람직한 사회는 정당하게 노력하면 이러한 악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사회이다. 결과적으로 평등한 사회가 평등한 사회가 아니라 과정에서 정당한 노력을 통해 보상이 이루어지는 사회가 평등한 사회다.

젊은이들이여, 절망하지 말라. 지금 눈앞에 불공정과 고난과 억울함이 있어도 희망과 의지와 긍정의 마음을 가지고 노력하면 인생 종반에는 웃을 날이 반드시 오리라는 확신을 가져라. 그러한 신념을 가지고 완주하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승리이고 한 번 살아볼 만한 생의 가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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