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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남편 빚을 떠안은 여자

2020-06-19 17:21

 

우호성.jpg

관살혼잡 이야기를 또 써야겠다. 관살혼잡에 관한 글을 무척 많이 써서 힘이 들지만 가수 혜은이가 또 쓰도록 만들었다. ‘관살혼잡에 관한 글을 써서 힘이 든다’는 말은, 관살혼잡한 팔자 때문에 눈물과 고통의 세월을 살아온 여성들의 아픔을 아는 자로서 관살혼잡 이야기를 쓰노라면 그 여성들의 눈물과 고통을 반추해야 하므로 ‘힘이 든다’는 뜻이다. 혜은이의 평탄치 않은 결혼생활은 이미 알긴 하지만 최근 그가 방송에서 이혼 심경을 토로하며 울컥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의 출생코드를 검색해보곤 관살혼잡 이야기를 또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관살혼잡(官殺混雜)은 관(官)과 살(殺)이 뒤섞여 있어서 어수선하거나 복잡하다는 말이다. 여자 사주에서 관은 본 남편을 상징하는 정관(正官)의 준말이고 살은 남편 외의 남자를 상징하는 편관(偏官)의 다른 말이다. 사주에 정관이 없고 편관만 있으면 이 편관이 본 남편이 된다. 따라서 넓게 보면 정관과 편관은 모두 남편을 상징한다.

여자의 사주에 정관이든 편관이든 하나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있으면 남편복이 좋다. 정관이든 편관이든 하나도 없거나, 2개 이상으로 많거나, 정관과 편관이 뒤섞여 있으면 남편복이 나쁘다. 나쁜 중에도 관살혼잡이 가장 나쁘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 혹은 나를 사랑하는 남자가 오로지 한 명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있으면 그 여자의 남편복이 어찌 좋지 않겠는가.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여럿이거나, 나를 사랑하는 혹은 나에게 접근하는 남자가 여럿이면 혼란스럽고 복잡하거늘 그 여자의 남편복이 어찌 좋다고 하겠는가.

여자 사주에서 관살혼잡의 키워드는 많다. 속도위반, 과속스캔들, 조혼, 만혼, 노처녀, 혼자 사는 여자, 혼자 늙어가는 여자, 초혼 실패, 이혼, 돌아온 싱글, 재혼, 삼각관계, 남자의 유혹에 노출된 여자, 남자관계가 복잡한 여자, 나쁜 남자를 만나는 여자, 조건이 나쁜 남자를 만나는 여자, 남편을 우습게 아는 여자, 남편의 음주폭행에 시달리는 여자, 남편의 바람에 속 터지는 여자, 남편의 실패로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여자, 남편 빚을 안고 사는 여자 등등.

관살혼잡한 여자이면 누구나 위에 열거한 키워드에 해당하는 모든 일을 겪게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겪게 되는 내용이 다르고, 겪게 되는 종류가 많거나 적은 차이는 있고, 겪게 되는 시련과 고통의 경량은 있다. 관살혼잡한 여자는 위의 키워드 중 세 개 이상에는 반드시 해당하는 여자로 살아가게 된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여기서는 ‘남편의 실패로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여자’란 키워드와 ‘남편 빚을 안고 사는 여자’란 키워드에 공통으로 해당하는 두 여성이 살아온 삶을 조회해보기로 한다.

△40대 여자 A의 사주(을묘년 정해월 신사일 계사시)에는 정관 2개와 편관 1개가 있으므로 관살혼잡이다. 정관 2개 중 하나는 정관을 절반쯤 제압하는 코드인 상관(傷官)의 공격을 받아 기세가 절반가량 꺾이었고, 편관은 편관을 절반쯤 제압하는 코드인 식신(食神)의 공격을 받아 기세가 절반가량 꺾이었다. 따라서 상태가 극심하지는 않지만 관살혼잡에 따른 고난은 피해가기 어렵다.

A는 23세 때 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몇 년 후 결혼했다. 23세 때는 편관이 오는 해여서 관살혼잡이 극심해지면서 남자 문제가 발생하는 나쁜 시기이다. 당시 A에겐 교제 중인 남자가 있었지만 이 남자에게 마음을 주고 말았다. 삼각관계의 도래다. A는 대학생이었으나 이 남자의 학력은 고졸이었다. 조건 나쁜 남자의 만남이다. 결혼 후 이 남자는 바람을 피웠다. 나쁜 남자의 만남이다. 그리고 당시 흐름으로 보면 조혼이다.

결혼 후 이 남자는 사업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사업실패도 실패지만 바람을 피우고 아내를 속이고 거짓말을 해대는 등 나쁜 짓을 서슴치 않았다. 남편에 대한 믿음이 없어지고 신뢰가 무너져서 결국 A는 남편과 갈라섰다. 결혼생활 9년 만이다. 남은 건 부채였다.

A가 남편의 사업을 돕느라고 끌어온 돈과 보증을 서 준 돈이 도합 10억 원가량이었다. 이 돈이 고스란히 A의 빚이 되었다. 이 빚을 갚기 위해 생활전선에 나갔다. 10년 동안 뼈 빠지게 일을 해서 그 빚 10억 원을 다 갚았다. 모진 세월이었다. 남자를 잘못 만난 죄에 대한 벌은 너무 가혹했다.

△1975년 ‘당신은 모르실거야’로 데뷔한 혜은이는 뛰어난 가창력과 미모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구가했다. 가수로는 성공했지만 여자로는 아팠던 혜은이도 관살혼잡 사주의 주인이다.

그의 생년월일이 네이버 인물정보에는 1956년 8월 19일로 나와 있으나 위키트리에는 1954년 9월 15일로 나온다. 출생신고를 늦게 해서 호적에는 2년 어린 1956년생으로 등록됐다고 한다. 1956년 8월 19일을 양력이라고 간주하면 갑오년 계유월 병인일생이다. 생시를 제외해도 정관 1개와 편관 1개가 있으니 관살혼잡이다.

혜은이는 11세 연상의 사업가와 1984년 결혼했다. 이때 이미 5개월 된 딸을 임신한 상태였다. 속도위반인 셈이다. 그러나 1988년 성격 차이를 문제로 이혼했다. 초혼 실패다. 그러고 2년 후인 1996년 배우 김동현과 결혼했다. 재혼이다. 두 스타 부부는 잉꼬부부로 불리며 행복하게 사는 듯했지만 2019년 7월 정식 이혼을 했다.

혜은이는 김동현과 사는 동안 한 번도 싸워본 적은 없지만 김동현의 사업실패와 사기 사건으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2017년 한 방송에서 혜은이는 “남편의 사업 실패와 잘못된 빚보증으로 30억 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그 빚을 10년 동안 갚았다. 지금 시세로 따지면 200억 원 된다.”고 말했다. 그 빚을 갚기 위해 돈이 되는 일은 뭐든지 했다고 한다.

혜은이는 이혼 후 딸한테서 이런 문자를 받았다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밝혔다.
“누구의 아내도 아닌 누구의 엄마도 아닌 가수 혜은이로 행복하게 살아.”
이 문자에 찬동한다. 관살혼잡한 여성은 남편이 없으면 남편으로 인한 고생은 하지 않는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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