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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의문...우후죽순 들어서는 대구지역 공공조형물

2020-08-06

8개 구군 최근 3년간 87억원 투입...예산 낭비 논란도

자영업자 김창호(49·대구 남구 봉덕동)씨는 시내버스를 타고 퇴근할 때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조형물이 이상하기만 하다. 남구 이천동 미군부대 담벼락을 따라 늘어선 고인돌, 우물, 꽃수레 등의 조형물이 생뚱맞다는 생각을 한다. 김씨는 "공사를 꽤 오래 하길래 도로정비를 하는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조형물이 들어섰다. 고미술거리는 다른 곳에 있는데, 굳이 여기에 이런 조형물을 세우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대구 곳곳에 시민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는 조형물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대구지역 지자체가 조형물 제작에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면서 예산낭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4일 영남일보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받은 대구지역 공공조형물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대구 8개 구·군이 공공조형물 설치에 사용한 예산은 총 87억382만원에 달한다. 해마다 20억원 이상의 예산이 조형물을 세우는데 들어가는 셈이다.


지자체별로 보면 중구가 31억7천9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예산을 사용했다. 서구 19억1천660만원, 수성구 10억9천580만원 등 순이었다. 조형물 관리비용으로도 1억5천여만원 이상이 한 해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는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서까지 조형물을 조성하는 근거를 '나름' 내세우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용성이나 상징성이 떨어지는 데도 제대로 된 심의 절차도 거치지 않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무리하게 조형물을 건립한다는 비판이 사고 있다. 실제 중구는 도시재생, 서구는 도시경관 개선, 수성구는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내세우지만, 효과는 의문시되는 게 현실이다. 


일각에서는 공공조형물 관련 사업이 단체장의 치적을 쌓는 용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조광현 대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반드시 필요해서 세우는 것보다 업적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조형물을 만드는 것으로 비친다"면서 "특히 조형물은 예술작품이라는 이유로, 창작품이라는 이유로 가격이 상당히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심의 절차를 통해 혈세가 낭비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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