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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대구경북 행정통합, 필요가 아닌 필수다

20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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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영 경북부장

대구시와 경북도가 2022년 7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특별자치도'는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아니라 대구·경북이 소멸하지 않기 위한 '필수'다. 대구·경북이 이번 통합 기회를 놓친다면 우리는 가까운 장래에 '과거 조상들의 영광'만 곱씹고 있는 몰락한 양반의 모습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나앉게 될 것이 분명하다.

과거 대구 사람들은 서울·부산과 함께 '전국 3대 도시'라는 이름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러나 인천에 3위 자리를 내준 것도 언제였는지 까마득하다. 이제는 경제면에서 울산에 뒤처지고, 사회·문화적으로는 수도권화된 대전에도 밀린다. 20·30대 청년들에게 인천·울산·대전·대구 가운데 어디에서 직장생활을 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대구의 선택 비율이 가장 낮지 않을까 생각된다.

대구와 이별하기 전 경북도의 위상도 엄청났다. 한 가지 예로 전국체육대회를 소환해보자. 경북은 1970년대까지 우승권에서 자웅을 다투었다. 1970년 제51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경북은 서울로부터 종합우승을 빼앗아 왔으나, 다음 해 52회 대회에서는 서울에 우승을 내주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경북도민이었던 필자에게는 경북도가 전국체전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했던 것이 자랑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대구와 분리돼 처음 맞은 1981년 제62회 전국체전에서 경북은 참가한 13개 시·도 가운데 11위로 내려 앉으며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다. 언젠가 대구에서 개최한 대회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적이 있었지만, 대구는 대구대로 경북은 경북대로 우승권이라고 말하기에는 한참 멀리 가 있다.

체육이라는 한 단면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곱씹어보면 우리네 일상이 별반 다르지 않다. 대구와 경북이 분리되면서부터 사회·경제·정치·문화 등 모든 면에서 위상은 크게 낮아졌다.

정치를 살펴보자. 인구 243만명의 대구시와 266만명의 경북도를 대표하는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언제 중앙 정치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있었는가. 대구·경북 시·도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지만 중앙 무대 대권 주자로서는 1%의 지지율도 어렵다.

물론 개개인의 정치적 역량과 지지세력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고, 단순히 지역 인구가 승부의 가늠쇠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치도 규모다. 1천만명의 서울시나 경기도 수장과 맞붙으려면 최소 500만명의 수장이 되어야 한다. 전략적 제휴로 부·울·경과 손 잡는다면 서울이나 경기도 하나쯤은 훌쩍 넘어선다. 수도권 이외 자치단체가 손잡으면 그동안 수도권의 전유물과 같았던 중앙 정치무대를 언제든지 장악할 수 있다.

대구·경북 통합이 논의되는 시점에 이루어진 통합신공항의 경북 의성·군위군 이전도 호재다. 수출을 통해 살아가는 우리나라 경제 특성상 물류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합신공항이 완공되면 '대구는 공항, 경북은 항만'이라는 등식으로 쪼개졌던 것이 세계적으로도 흔하지 않게 공항과 항만을 모두 갖춘 지역이 된다. 세계적인 물류중심도시가 될 수 있다.

모든 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 지금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들은 통합과정에서 하나하나 해결할 수 있다. 미래 우리 아이들 세대가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도록 해야 하는지를,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다면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다.
전 영 경북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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