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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丑年에 전하는 편지] 이재호 前 미래에셋증권 상무 "시장 흐름은 고차방정식…'장기적 분산투자' 뻔하지만 정답입니다"

2021-01-01

2021년 성공투자 방정식

타이밍에 기댄 투자, 결과 '복불복'

자본시장 원리 이해하는게 최우선

빚내서 '몰빵' 실패로 가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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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3000시대를 바라보는 우리 증시. 과거와 확연히 다른 게 하나 있다. 지난 폭락장에서 개인이 수급 주체로 등장했다는 거다. '동학개미'가 없었더라면 추가적인 폭락에다 외국인 주도의 수급 장세 탈피도 요원했을 거다. 주식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낸 개인이 많아지다 보니 이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참여 시점만 저울질하던 예비투자자도 주가 향방에 관심이 크다.

우선 '용돈 벌 요량'이라면 타이밍에 기댄 투자법을 나도 부정하진 않겠다. 다만 복불복 투자임은 유의점이다. 누구도 현 주가가 3,000을 넘어 4,000을 찍을지, 아니면 이미 정점을 지나고 있는지 모른다. 아무리 상승장이어도 급등락 과정이 있으므로 이런 판단 역시 투자자의 몫이다. 오른 만큼 먹을 것이 없다는 시각도 있지만, 상승장에 먹지 못하면 평생 보초 서다 끝난다는 시각도 있다.

그래서 내가 동학개미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아주 단순하다. 주식투자에 관한 생각과 프레임을 바꾸라는 거다. 시장을 둘러싼 거시경제 여건이나 유동성 흐름을 잘 파악하는 일은 기본이다. 그런데 그 변수들이 주가에 반영되는 구조는 1차방정식이 아니라 '다차방정식'임을 생각해 봐야 한다. 예컨대 금리가 떨어지면 자본의 기회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경기 부양이 되어 주가도 올라야 한다는 것이 1차적 논리다. 하지만 불황 장기화에 따른 금리 하락이라면 주가는 금리보다 기업이익 감소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시차(Time lag)', 즉 우리가 목격하고 판단하는 거시경제나 기업수익 관련 지표들의 변화와 이에 반응하는 주가의 움직임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격언이 괜한 말이 아니다. 성장주나 가치주가 반응하는 방식이 다르고, 대형주나 개별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험적으로 보면 주식투자 수익은 뉴스와 같은 개별 재료에 대한 단편적 판단보다는 시장의 테마가 변하거나 특정 섹터로 수급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얼떨결'에 그것도 짧은 기간에 구현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어떤 생각을 하라는 건가. 자본시장이 장기적으로 무엇에 의해 움직이는지 이해하는 거다. 다소 매크로한 표현이지만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먹고 산다. 경제 붕괴는 없다는 가정하에 중앙은행의 화폐 공급이 지속 증가하는 한 실물자산이나 주식 가격도 상승하는 것이 불변의 원칙이다. 주식투자로 유의미한 수익을 내려면 이 맥락을 놓쳐선 안 된다. 그래서 '장기적 관점'을 중시해라. 물론 시장을 이끌 주도주 중심으로 종목군을 짜는 실력도 가미되어야 한다. 뻔한 말 같지만 이 원칙에서 벗어난 성공 케이스를 거의 보질 못했다. 빚이 아닌 여유자금, 잡주가 아닌 블루칩, 그리고 멀리 내다보는 투자일 때 주식은 재산 증식에 큰 지렛대가 될 수 있다.

투자 프레임도 손봐야 한다. 수익 난 동학개미라 하더라도 소수 종목 위주의 '몰빵'식 홀딩은 시장 급변 시 체계적 대응이 어렵다. 주가가 역사적 고점을 새롭게 써나가는 국면에서는 변동성도 커지기 마련인데 자칫 팔면 올라가고 사면 내려가는 상황이 자주 나타난다. 대안은 투자대상을 다양화하는 거다. 예컨대 개별종목 보유 비중은 줄이고 유망 업종 3~4개를 정해 ETF(상장지수펀드)에 분산하되 손절 수준을 정하는 식이다. 이 정도만 해도 리스크는 크게 준다.

개인들이 현실 투자에서 마주하게 되는 투자 리스크는 뭘까. 처음엔 소액으로 시작하기 마련이고 손실 민감도도 낮아 수익이 생각보다 쉽다. 하지만 '먹고'나서가 문제다. 이렇게 수익 날 거면 더 큰 자금을 투입했어야 하는데 말이다. 초보이고 조바심에 이익 실현은 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뜨겁게 보인다. 마지막 한 번 크게 먹고 끝내자는 마음으로 '빚투'에 내몰린다. 그런데 어쩌나! 금액이 커지니 생각이 종일 춤춘다. 막연한 기대감으로 주식투자할 때 실패로 가는 전형적인 루트다. 나는 예외일 것이다? 각자 판단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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