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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평취수장과 낙동강.(영남일보 DB) |
◆ 대구시, 가변식 취수방식 상생안 제시
대구시·경북도·구미시·환경부간 대구 취수원 이전 관련 협의는 지난해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줄기차게 이어졌다. 대구시 구미설득용 '카드'는 이미 오픈됐다. 대구시는 구미 해평취수장을 공동사용하면 하루 30만t을 취수하되 극심한 가뭄 때는 수량부족 우려를 감안, 물을 한 방울도 가져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수질사고 발생시에는 사고 상황 해소때까지 한시적으로 0~50만t 가량을 취수하겠다고 했다. 이른바 '가변식 취수방식'을 제안한 것이다.구미주민 지원방안관련, 상생기금 100억원을 조성하겠다는 의견도 냈다. 취수량에 따라 지원(t당 90원)한다. 전체 기금규모는 정부 용역에서 제시한 하루 취수량 30만t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현 낙동강수계관리기금내에 '상생기금 계정'을 신설해 대구시·구미시·환경부가 참여하는 '상생기금관리위원회'를 구성·운영한다는 입장을 함께 전했다.
1조원 규모의 구미경제 활성화사업 추진도 언급했다. △구미산단-통합신공항간 연결도로 건설(1천500억원) △구미 환경기초시설개선을 위한 하수처리장 현대화 및 증설(6천억원) △이계천 통합집중형 오염지류 개선(1천298억원) △단계천 복개철거 및 하천정비(450억원) △산동-장천간 다목적 농업용수 개발(374억원) 등이다. 국가산단 5단지내 유치업종 확대시, 분양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국책사업추진시 국비확보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도 했다.
대구경북상생음악회 등 각종 문화교류 정례화, 대구권(구미~대구~경산) 광역철도 개통(2023년 예정)과 연계한 대구-구미간 대중교통 무료환승체계 조기구축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양 지역간 생활공동체로서의 일체감 조성에서 필요하다가 대구시는 판단했다.
◆ 구미시와 의견차 좁히는 게 관건
대구 취수원(문산·매곡 취수장) 구미산단 상류 이전 논의는 2010년 대구시가 처음 점화했다. 1991년 페놀사고 이후 벤젠·톨루엔(1994년), 퍼클로레이트(2006년), 1.4-다이옥산 (2009년)이 잇따라 검출된 여파다.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상황이 급호전되기는 힘들다.
우선 대구-구미간 협의 뿐 아니라 구미시와 해당 취수장 인근 주민간 의견 절충이 필요하다. 대구시가 제안한 상생기금조성과 관련해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해평 주민과 구미시의 시각차가 클 수 있다. 이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대구시와의 협의가 탄력받을 수 있다. 10년넘게 활동해온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범시민반대추진위원회와 2015년 발족된 구미 민·관 협의회가 반대입장을 견지해왔다. 여기에 지난해엔 해평주민들이 비상대책위까지 꾸렸다. 대구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또 안동 출신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교체될 것으로 보여 정부 차원의 지원에 변수가 생겼다. 최근 구미산단 폐수 무방류시스템 도입의 경우 아직 방점을 찍지 못했다. 환경부는 구미산단 전체(1~4산단)를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일부 단지에 먼저 적용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2·3단지, 1단지, 2단지 일부와 4단지 등 3개안이 선행적용 대상지다. 시설구축비(3천400억원 추산), 운영비(연간 1천억원 예상), 잔재물 처리문제 등을 고려, 환경부가 조정안을 낸 것이다. 사업비를 낙동강 수계기금·국비·지방비 중 어디서 충달할 지 여부도 숙제다.
대구시 관계자는 "여론몰이로 비쳐질까 조심스런 부분은 있다. 하지만 구미와의 의견간극을 좁혀가는 과정은 계속 진행중"이라며 "대구경북행정통합 분위기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구미 해평취수장=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하고 1997년에 준공됐으며 일일 86만t의 취수능력을 갖추고 있다. 구미·김천·칠곡에는 생활용수(일 평균 20만t)를, 구미산단엔 공업용수(3만t)를 공급한다.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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