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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교수들의 '4차 산업혁명과 인류 이야기'] 바둑보다 복잡한 자율주행 불확실성, 인공지능이 극복할까

202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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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준 교수(정보통신융합전공)

통신네트워크 및 사이버물리시스템 전문가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박경준 교수는 DGIST에 대학원이 개설되던 2011년부터 근무하고 있다. DGIST 부임 전에는 삼성전자 및 미국 어바나-샴페인 소재 일리노이대에서 근무했다.

1994년 서울과학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 전기공학부에서 학사 및 석사,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전자공학과 컴퓨터과학의 융합분야로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사이버물리시스템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사이버물리시스템에 AI를 접목하는 학습가능 사이버물리시스템, 스마트 팩토리를 위한 플렉서블 생산 시스템에 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120여 편의 국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을 위한 연구가 아닌,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 가능한 실용적 연구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I의 일상화 최대 관건은 '안전 문제' 해결
수학모델 제어이론 기법으론 돌발 대처 한계
최근 AI 결합시킨 '학습가능 CPS' 연구 각광
사이버물리시스템의 新영역 설계 도출 기대
한국 핵심기술 선점하고 주도해 갈 기회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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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물리시스템(CPS)이 적용된 자율주행 가상화면.


◆알파고의 등장, 인공지능 시대를 알리다

최근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이 인류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하다. 사실 인공지능의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온 딥러닝이 학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이미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일반인에게 인공지능의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 가장 큰 사건은 2016년 알파고의 등장이었다. 일반적으로 바둑은 그 복잡성으로 인해 기계가 사람을 뛰어넘을 수 없으리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알파고가 최고의 바둑기사인 이세돌을 꺾음으로써 일반인에게는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바둑보다 복잡한 자율주행의 불확실성

그런데 사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바둑은 경우의 수가 엄청나게 많지만 정해진 바둑판 위에서 명확한 규칙 안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풀기에 아주 적합한 문제에 해당한다. 이는 운전과 같이 돌발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는 실제 상황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바둑에서는 규칙을 위반해서 돌을 절대 놓을 수 없다. 하지만 운전의 경우 평소에는 중앙선을 넘을 수 없으나 편도 1차로에서 전방이 공사 중이면 부득이하게 중앙선을 넘어야 한다. 즉 바둑은 매우 복잡하나 명확한 문제인 반면, 운전은 단순해 보이지만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문제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앞으로 우리의 일상을 획기적으로 바꾸려면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자율주행과 같은 문제에서 적어도 인간과 대등한 수준의 역량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것 외에도 또 다른 근본적이고 중요한 차이가 존재하는데 그것은 바로 안전 문제이다.

◆사이버물리시스템(CPS)의 등장

자율주행을 생각해보면 먼저 물리시스템인 자동차가 존재하고 이 자동차의 현재 상태를 다양한 센서들이 측정한 후 차량 내부의 네트워크를 통해 컴퓨터에 전달한다. 그러면 컴퓨터는 전달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차를 어떻게 움직일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결정하여 이를 실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물리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물리시스템을 네트워크를 통해 컴퓨터, 즉 사이버시스템이 실시간 제어하는 시스템을 일컬어 사이버물리시스템(Cyber-Physical Systems, CPS)이라 한다. 사이버물리시스템은 미국에서 처음 제안하여 10년이 넘게 활발히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이다. 자율주행의 예에서 쉽게 알 수 있듯이 사이버물리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어떻게 물리시스템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보장할 수 있을지 여부이다. 이는 바둑의 경우 컴퓨터의 실수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AI와 CPS, 새로운 만남

기존 사이버물리시스템 연구는 다양한 문제 상황 발생 시에도 물리시스템이 안전하게 동작 가능하게 하는 방법론에 대해 다뤘다. 사이버물리시스템 연구에서 시스템 제어를 결정하는 컴퓨터 알고리즘의 경우, 지금까지 주로 제어공학이론을 바탕으로 한 기법들이 활용되었다. 제어이론 기반 알고리즘의 가장 큰 장점은 수학적 분석을 통해 물리시스템의 동작을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어이론 기반 기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제어대상인 물리시스템을 미분방정식 등과 같은 수학모델로 명확히 기술해야 한다. 하지만 물리시스템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제어이론 기반 기법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인공지능을 활용해 돌파하려는 연구가 최근 각광 받고 있다. 수학모델 대신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이버물리시스템을 설계하려는 연구를 '학습가능 사이버물리시스템(learning-enabled CPS)'이라 부른다. 그런데 이렇게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물리시스템을 제어하게 되면 물리시스템의 안전성이 보장돼야 한다. 기존의 수학모델 기반 설계의 경우에는 물리시스템이 안전하게 동작하는지에 대해 수학적 증명을 통한 보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안전하게 동작하더라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물리시스템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 4국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세 번의 대국 동안 알파고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면서 승리를 했다. 하지만 네 번째 대국에서 신의 한 수라 불렸던 이세돌 9단의 178수는 알파고가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수였고, 이후 알파고는 사람이라면 두지 않을 악수를 계속적으로 둠으로써 패배하게 된다. 이는 인공지능이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이르자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오작동을 하는 모습을 실제 보여준 것이다.

◆학습가능 사이버물리시스템의 미래

이렇듯 오작동에 의해 우리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면 과연 우리는 자율주행 차량에 탑승할 수 있을 것인가? 모든 공학적인 시스템이 그렇듯이 100% 완벽한 안전 보장 설계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적어도 이러한 오작동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인공지능과 사이버물리시스템의 만남인 학습가능 사이버물리시스템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인공지능분야가 급격히 발전한 배경에는 학습에 필요한 충분한 데이터의 존재, 그리고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충분한 계산능력을 지닌 하드웨어의 개발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사이버물리시스템 연구에서도 지난 10여 년 동안 컴퓨터가 물리세계를 직접 제어할 때 어떻게 물리시스템의 안전을 보장할지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이제 이 둘의 결합을 통해 기존 사이버물리시스템에서 다루지 못했던 매우 복잡한 물리시스템에 대한 설계이론을 도출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이러한 학습가능 사이버물리시스템 연구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기존 AI 연구에 자동제어 이론 등과 같이 물리시스템 분석이론을 합치는 융합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관련 연구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기술의 선점을 통해서 우리나라가 AI 시대의 핵심 기술을 주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여겨진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기술들을 통해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인류의 삶의 질 개선을 가져올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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