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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건강칼럼] 마음에 대한 진단과 심리검사

2021-02-23

꾸밈없이 말하는 아이들과 달리
꽁꽁 숨어있는 어른들의 본 마음
심리검사로 들여다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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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호순 〈곽호순 병원장〉

아들이 아빠에게 물었습니다. "'술에 취해 거리에서 큰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의 추태를 부리는 것'을 사자성어로 무엇이라고 하나요?"라고 하며 '( ) ( ) ( ) 가'라고 괄호가 쳐진 답안지를 주었습니다. 아빠는 조심스럽게 '(고)(성)(방)가'라고 적고 아들은 당당하게 '(아)(빠)(인)가'라고 적었습니다. "'불행한 일이 거듭 겹침'이란 사자성어는?"하고 묻는 질문에 아빠는 '설(상)가(상)'이라 적지만 아들은 '설(사)가(또)'라고 기상천외한 답변을 합니다. 너무 귀여운 아들을 꼭 안아 주고 싶습니다.

어른들은 누구나 본마음을 감추고 싶어합니다. 내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 무엇인가 부끄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감출 줄 모르고 꾸며내 대답할 줄 모르기 때문에 엉뚱하고 기발하고 기상천외한 대답을 하고 어른들은 재미있어 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 성격, 지능, 적성 같은 다양한 심리적 특성에 대해서 꼭 파악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꽁꽁 숨어 있는 그 사람의 본마음을 알 길이 없다면 난처해집니다. 그래서 심리검사를 사용합니다. 심리검사는 감춰진 마음을 알아보려고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되도록 많이 그리고 깊이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져 있습니다.

심리검사는 매우 다양합니다. 그러나 도구의 구조화 여부에 따라 크게 '객관적 검사'와 '투사적 검사'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객관적 검사는 과제가 구조화돼 있고 채점 과정이 표준화돼 있고, 해석의 규준이 제시돼 있습니다.

말하자면 객관식 사지선다형 시험 같은 것이지요. 대표적인 것이 'MMPI'(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학자들이 만든 검사) 같은 것입니다. MMPI는 일상생활의 여러 가지를 묻는 질문에서 '그렇다'와 '아니다'로 대답하게끔 설계돼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계에 관한 잡지를 좋아 한다" "나의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다" "아무도 나를 이해해 주지 않는 것 같다" "나는 쉽게 운다" "내 정신 상태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등의 다양한 567문항을 묻습니다. 이 문항들에 꼼꼼히 대답을 하고 나면 채점은 컴퓨터가 쉽게 합니다. 이 채점 결과로 우울증, 건강염려증, 히스테리, 편집증, 반사회성, 조현병, 내향성 등의 10개의 임상척도들을 파악할 수 있어서 참 많이 사용하는 검사 도구입니다.

'투사적 검사'는 어찌 보면 주관식 시험 같은 것입니다. 이 검사는 검사 자극이 매우 애매하고 모호합니다. 이 애매하고 모호한 자극에 개인의 본마음(욕구나 갈등 성격 같은 심리적 특성)이 반영되게 돼 있습니다. 앞서 '(고)(성)(방)가'나 '설(상)가(상)'도 어찌 보면 투사적 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이에 잉크를 떨어트리고 반으로 접은 후 펼치면 데칼코마니 양식의 잉크반점 무늬가 생깁니다. 이 모양은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혹은 완성되지 않은 문장을 주고 빈 곳을 채워놓게 하는 검사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아버지는 ㅇㅇㅇㅇ"이나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ㅇㅇㅇㅇ"과 같은 방식으로 애매한 자극을 제시합니다. 이 문장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자기 마음을 반영시켜야 합니다. 당연히 사람마다 답이 다르겠지요. 이렇듯 마음껏 자기 생각을 표현 하도록 하면 본마음이 드러난다는 이론입니다.

심리검사는 타당성과 신뢰도가 있어야 합니다. 아무 질문이나 한다고 다 심리검사가 아닙니다. 열 길 물속보다 더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심리검사가 조금은 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해 봅니다.곽호순 〈곽호순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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