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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아가씨 일본 직장생활기] (16) 말로만 듣던 일본 강진 첫 경험

2021-02-23 18:03

지난 13일 밤 11시8분쯤 일본 후쿠시마현 해역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200km 떨어진 도쿄도를 비롯해 수도권에서도 상당한 흔들림이 느껴졌는데, 늦은 밤 설거지를 하고 있던 필자 또한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흔들림에 극심한 공포에 빠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지진은 '진도 4강'의 강진이었다. 진도 4강은 사람 대부분이 놀라고, 전등을 비롯해 매달려 있는 물건이 크게 흔들리며, 안정감이 부족한 상태로 놓인 물체가 넘어지는 수준이다.

일본에서 생활하며 처음으로 겪어본 강진이다. 황급히 가스를 잠그고 피난용 물품을 챙기려 걸음을 옮기는 와중에도 몸은 집과 함께 계속해서 흔들렸다. 흔들림이 멎은 후에는 도쿄도나 치바현 등 타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지인들과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연락을 주고받았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주말을 만끽하고 있던 지인들 또한 당황스러움을 표했고 여진 등 추가 피해에 대처할 수 있도록 서로가 알고 있는 방법들을 공유했다. 

 

지진 당시 일본 내 SNS에서는 추가 피해 경고와 지진 대책에 대한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왔고 필자도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중요 물품을 넣어둔 피난용 가방과 식수, 안전모 등을 준비하고 뉴스와 SNS를 확인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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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한 직후 트위터에 올라온 지진 대책 글. 모두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이 글에는 휴대용 배터리 준비, 휴대전화 충전(미사용 휴대전화도), 욕조에 물 받아 놓기, 피난장소 확인, 옷을 제대로 갖춰 입고 취침, 가스 완전히 잠그기 등 정전이 될 경우에 대비한 각종 수칙이 적혀 있다. (https://twitter.com/yumi_kouya/status/1360595819632623625)

도쿄도의 맨션 최고층에 거주하고 있는 한 지인은 한층 더 강한 지진공포를 겪었다. 취침 준비를 하던 그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강력한 흔들림에 잠금 장치가 해제된 상태였던 베란다 창문이 모조리 열리자 크게 당황했다. 부엌에서는 물건 깨지는 소리가 났으며, 가스 온수기에서는 잠금 표시까지 떴다고 한다.  

 

그가 살고 있는 맨션은 진도 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가스가 자동으로 잠긴다. 이번에 진도 4강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도쿄도 맨션 최고층에 있던 지인은 사실상 진도 5 이상을 겪은 셈이다. 

 

더 아찔했던 건 그가 지진 발생 10분전쯤에 귀가했다는 점이다. 엘리베이터에 있을 때 지진이 발생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는 말을 한참동안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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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당시 지인이 촬영한 사진. 부엌 선반에 올려둔 식기와 물건들이 떨어져 깨져 있다.

여태껏 일본에 살면서 소규모 지진은 몇 번 겪어봤지만 이번과 같은 강진은 처음이다. 난데없는 흔들림에 순간 크게 당황했지만, 구청에서 안내 받았던 방재 내용을 떠올리며 중요 물품을 챙긴 뒤 피신했다.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사두었던 피난가방이 있어서 더 침착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알 수 없기에 방재용품 준비와 대처 방법 파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전혜민 <주식회사 라이풀 스페이스 사업추진 그룹 엔지니어>

◆필자 소개
전혜민 엔지니어는 대구에서 태어나 성화여고를 졸업했다.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에 입학, '일본취업반'에서 수학했으며, 2018년 2월 졸업 후 일본 '라이풀(LIFULL)'의 자회사인 '라이풀 스페이스(LIFULL SPACE)'에 입사했다.
라이풀은 몇 년 전 일본 대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취업 선호도에서 1위로 뽑혔을 정도로 인기 높은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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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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