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 살아난 대구, 주춤하는 울산 상대 '보릿고개' 끝낼까
안상영〈대구FC 엔젤〉 |
대구FC는 21일 오후 7시 패배를 모르는 울산현대를 DGB대구은행파크로 불러 시즌 첫승에 도전한다. 3일 간격으로 5경기를 치르는 천리행군의 마지막 경기다. 이어지는 6라운드 경기는 11일간의 A매치 방학 후 치러진다.
체력이 바닥난 주축 선수들에게 젖 먹던 힘까지 요구할 이병근·홍명보 양 팀 감독의 지략 대결이 기대된다.
대구는 지난 전북전에서 승점을 얻지는 못했지만 팬들의 박수는 받았다. 어이없는 초반 실점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지만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발휘하여 동점골을 만드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1-3으로 패색이 짙던 경기 막바지 추격골을 넣는 과정도 예전의 '신바람' 대구로 회귀한 느낌이었다.
강팀을 상대로 동계 훈련에서 담금질된 전술들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 울산은 개막 3연승 후 두 번의 무승부를 기록하며 주춤하고 있다. 지난 경기에선 제주와 득점 없이 비겼다. 리그 최소 실점으로 버티는 조현우의 벽이 높긴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골을 생산하는 대구 공격진도 믿을 만하다.
대구는 매년 반복되는 궁핍한 봄을 맞고 있지만 명암이 교차한다. 근년에 볼 수 없었던 두 자릿수 순위지만 득점력은 상위권이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변수다. 황순민이 4라운드에서 쓰러졌고 지난 라운드에선 츠바사가 부상으로 물러났다. U-22(22세 이하) 쿼터로 자리를 잡아가던 수비수 조진우마저 퇴장으로 이탈했다. 이병근 감독이 초반 시행착오를 겪으며 간신히 맞춰놓은 퍼즐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 하지만 기회인 선수들도 있다.
혹독한 보릿고개를 체험한 2018년 시즌이 생각난다. 7경기 만에 첫승을 거두고 다시 6연패 후 9경기 만에 2승을 거두었던 고난의 시절이었다. 해법을 고민하던 안드레 감독은 '대승라인'을 발굴하고 에드가를 데려와 후반기 대반전을 이뤘다. 시즌 성적을 7위까지 끌어올리며 2019·2020시즌 연속 상위 스플릿 진출의 교두보를 만든 경험이 있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지금이 자연스러운 팀 리빌딩 과정이다. 선수 교체 후 반복되는 실점을 막고 호흡을 맞춰가는 공격수들이 자신감을 갖는다면 작년 소출 정도는 기대해봄 직하다.
안상영〈대구FC 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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