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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거짓말이 부른 파혼

2021-04-0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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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결국 종갓집의 혼사는 무위로 끝났다.
최근 몇 차례의 걸쳐 종갓집 종부가 참한 며느리를 맞기 위해 궁합을 본 이야기를 했었다. 나쁜 신붓감 이야기도 했고 나쁜 궁합 사례도 해설했다. 그리고 필자가 좋은 궁합이라고 판정해준 내용을 참조하여 최종적으로 선택한 처자를 오는 6월에 며느리로 맞이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런데 혼례식을 3개월 앞둔 근자에 종부는 아들의 약혼을 파혼했노라고 알려왔다.

종부가 밝힌 파혼 사유는 처자의 거짓말, 직업, 배려심 부족, 돈 욕심 등 네 가지였다. 종부는 처자 쪽의 거짓말에 가장 화가 났다. 종부는 처자가 외국계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줄로 알았다. 결혼중매인도 그렇게 이야기했고 처자도 그렇게 말했고 상견례 때 처자 부모들도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아들이 처자와의 결혼 날짜를 잡고 만남을 이어가면서 이런 거 저런 거를 묻는 과정에서 처자의 직장은 외국계 화장품 회사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종부는 분노했다.

종부는 자기 직업을 속인 처자에 대한 분노도 만만치 않았지만 그 부모님마저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한 분노가 더욱 컸다. 부모가 모두 교육자로서 교장까지 지냈다 하여 자식 교육은 잘 시켰을 것이란 믿음이 컸었는데 교장선생을 지냈단 부모가 거짓말을 하다니, 인륜지대사인 혼인을 맺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하다니, 누구나 사랑과 믿음으로 결혼을 한다는데 결혼식장으로 가는 길에서 거짓말을 하다니, 배신감이 들었다.

거짓말은 위험하다. 이명박 씨는 “내곡동 땅이 어떻다고요, BBK가 어떻다고요? 모두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이라고 외치고 대통령이 되었다. 그런데 정작 새빨간 거짓말을 한 사람은 이명박 씨였다. 그 대국민 사기극을 벌여서 대통령이 되었다. 그의 가훈은 ‘정직’이다. 지금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도 후보 사이에 거짓말 논쟁이 뜨겁다. 뉴스를 뜯어보면 누구와 누구는 거짓말을 하고 있음이 분명한데 거짓말이 아니라고 한다. 종부가 며느리 후보와 그 가족이 거짓말하는 게 가증스러워 파혼을 하듯이, 서울시민들과 부산시민들도 거짓말하는 후보에게는 표를 주지 않음으로서 그들을 퇴출시킬 수는 없을까.

처자의 실제 직장은 다단계 회사였다. 그 회사가 외국계 회사이고 화장품도 취급하니 처자가 외국계 화장품 회사에 다닌다고 한 것이 말짱 거짓말은 아니지만, 종부는 다단계 회사가 싫었다. 다단계 회사에 다니다 가정 파탄에다 인생을 망친 사람들에 관한 뉴스를 수없이 봐왔던 터라 다단계 회사란 자체가 싫었다. 더욱이 처자의 부모가 “다단계 회사가 뭐 어떻습니까?”라고 반문하자 화는 더 끓어올랐다. 며느리가 직업이 없어도 좋지만 다단계 회사원인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종부는 처자가 배려심 없는 게 싫었다. 둘이 교제하는 동안 아들은 처자에게 생일 선물을 하는 등 이런저런 기념일을 챙겨 주었건만 처자는 그렇지 않았다. 처자는 아들의 생일 선물을 해주기는커녕 남자의 이런저런 기념일을 챙기지 않았다. 받을 줄만 알고 줄 줄은 모르는 처자가 종부는 싫었다. 종부는 종갓집을 지켜오면서 집안 대소 간은 물론 이웃에게 크든 작든 무엇이든 베푸는 삶을 살아왔던 터라, 남을 생각하고 걱정해주는 배려심이 없는 처자가 싫었다.

종부는 처자의 지나친 돈 욕심에도 매우 화가 났다. 처자는 결혼을 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봉급날이 언제인지를 묻고는 월급관리는 자기가 하겠다고 나섰다. 아들이 그 문제는 결혼 후에 논의하자고 하자 처자는 결혼 전에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아들에게 각서 쓰기를 강요했다. ‘아, 이 처자가 돈을 너무 밝히는구나’ 하고 짐작한 종부는 처자가 종갓집 며느리감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처자는 의사인 형부가 밥과 반찬을 언니 대신해서 직접 한다며 아들에게도 형부 본을 보라고 요구하였다. 부부가 공동으로 가사를 부담하는 세상이라지만 공동 가사를 넘어 부엌살림을 몽땅 아들에게 맡기려 드는 처자를 종부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처자가 아들에게 부엌일을 요구하면서 한 말이 또 종부를 분노케 하였다. “오빠는 형부보다 돈을 많이 못 벌잖아. 형부는 오빠보다 돈을 더 많이 벌면서도 밥과 반찬을 직접 한다고.” 종부는 ‘아, 이 처자는 돈에 혈안이 되었네. 종갓집 식구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지’라고 판단했다.

종부의 판단에 따라 파혼이 이뤄졌지만 아들과 처자의 파혼을 부른 이유가 사주에 있을까? 분명히 있다. 다음 회에 아들과 처자의 사주에 들어있는 파혼 사유를 살펴보겠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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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성 명리가,소설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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