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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심 '트램' 달리나] 上-장단점... "수송능력 뛰어나" vs "일반도로 정체"

2021-05-03

트램 건설비 1㎞당 200억…지하철보다 1100억 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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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030 대구시 대중교통 기본계획'에 포함된 대구도시철도 4호선 노선안. 대구시는 지난달 29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해당 노선의 부분 개통격인 서대구역 연결 트램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대구에 도입될 '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트램은 저상차량이기 때문에 휠체어 등을 이용하는 장애인과 노약자에게 편리하다. 공사비도 지하철이나 경전철 등보다 약 6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국의 여러 지자체에서 트램 도입을 검토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이미 자가용 위주의 도로 환경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대도시가 트램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방안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시, 트램 도입에 적극적

교통전문가들 사이에서 친환경 신(新)교통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트램의 경우 대구시장 선거 공약으로 종종 등장했다. 친환경 신교통과 대중교통 노선 확장이라는 시민의 호기심과 니즈(Needs)를 모두 충족시킬 만한 공약이었기 때문이다.

2014년 기초단체장 출신의 한 대구시장 후보는 '범어네거리~동대구역~대구공항~이시아폴리스~엑스코(유통단지)~경북대·도청이전후적지~대구역'을 잇는 트램을 도입하겠다고 공약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선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트램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당시 권 시장 예비후보는 "트램을 도입해 도시철도 사각지대를 없애고, 대구 전역이 트램과 도시철도 5분 접근성이 확보되도록 하겠다. 대구를 트램의 도시, 대중교통 천국으로 만들어가겠다"며 강한 추진의지를 밝힌 바 있다.

대구시는 2018년부터 3억8천700만원의 비용을 투입해 신교통시스템 도입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용역에서는 도심 순환선 및 신규노선 발굴, 도시철도망 변경 등의 내용이 검토되고 있다. 또 2019년 5월에 열린 '2019년 제1차 대구시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 포럼'에서 대구의 트램 도입 구상안이 소개되면서 트램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대구시의 구상안에는 트램이 도입돼야 하는 이유가 담겼다. 트램을 통해 서대구역 접근성과 기존 도시철도 1·2·3호선과의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트램, 슬로 라이프 교통수단

트램의 장점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뛰어난 수송능력이다. 통상 트램 1편성의 경우 승용차 174대, 버스 3대의 수송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트램은 친환경 수단으로 꼽힌다. 버스 3대의 에너지 소비량이 716㎾h, 승용차 174대가 5천500㎾h인 반면에 트램 1편성의 경우 360㎾h에 그친다.

트램은 교통약자들을 배려하는 대중교통으로도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면에 설치돼 운행이 이뤄지기 때문에 노약자·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승하차를 쉽게 할 수 있다. 트램은 대중교통의 필수 요소인 정시성도 뛰어난 편이다. 전용노선을 통해 운행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 추진 배경
권영진 시장 2018년 地選공약
도시철도 사각지대 해소 밝혀
대중교통 활성화 의지 드러내

■ 장점
트램 1량 수송능력 버스 3대분
에너지 소비량은 절반에 불과
노인·장애인들 승하차도 편리

■ 단점
일반도로 운행 차량사고 우려
차로 줄어들어 정체도 불가피
주행 적합 구간 달구벌대로뿐



건설비용도 다른 수단에 비해 저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중전철은 1㎞당 1천300억원, 경전철은 1㎞당 600억원의 비용이 드는 반면, 트램은 1㎞당 200억원이 들어 약 60~84% 정도 저렴하다. 또한 트램의 경우 평균 시속 20㎞로 알려져 지난달 17일부터 시행 주인 '안전속도 5030' 정책과도 어울리는 교통수단으로 평가된다. 도시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교통수단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트램 노선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이 이뤄지고 상권이 발달하기 때문이다. 트램의 장점이 주목을 받으면서 전국 지자체에서 트램 도입이 시도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전시는 도시철도 2호선을 트램으로 짓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도 트램의 경우 미래 교통수단에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정병두 계명대 교수(도시학부 교통공학전공)는 "지하철·모노레일 등을 탑승하기 위해선 이용자들이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트램의 경우 노면에서 탑승이 가능해 이용하기 편리한 교통수단"이라며 "상대적으로 수송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적합하다"고 했다.

다만, 대구의 도로 상황에 비춰봤을 때 트램 도입이 타당한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트램의 경우 일반도로에서 차량과 함께 운행되는 만큼 교통사고 발생의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다. 또한 트램이 설치될 경우 도로당 약 2~3개 차로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량 정체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지역 교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구에서 트램이 달리기 충분한 구간은 달구벌대로뿐이다. 다른 구간에 트램이 도입되면 차로가 줄어들어 이동이 불편해질 것"이라면서 "트램 도입 시 정체 구간이 늘어나고 차량과 트램, 트램과 보행자 등 교통사고 문제점도 발생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에 트램 도입이 타당한 상황인지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불붙은 트램 노선 유치전

시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신교통시스템 도입 사전 타당성 조사용역'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해당 용역의 경우 지난 3월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5월 현재까지도 결과가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용역 결과가 늦어지면서 대구 서구 주민들과 달서구 주민들의 트램 노선 유치전이 과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서구 주민들은 '서대구역~평리동~두류네거리'를 잇는 서대구로를, 달서구 주민들의 경우 '서대구역~서대구산단~죽전 네거리'를 잇는 노선을 원하고 있다.

트램 노선이 서대구로를 지나갈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구시 공식 블로그에는 '[월간기획] 대구TMI #3. 국내 유일의 도시철도형 모노레일 대구 3호선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대구시 4호선인 만평네거리~평리네거리~신평리네거리~두류네거리~안지랑네거리 노선과 함께 현재 해당 노선의 부분 개통격인 서대구역 연결 트램이 추진 중"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2019년 '2030 대구시 대중교통 기본계획'에서 서대구역 지선이 확인됐다면서 서구의 대중교통 음영지역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구시는 용역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서구와 달서구의 유치전을 조기 종식하기 위해 대구시의 용역 결과가 하루빨리 마무리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구 서구의회 이주한(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1일 열린 제227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대구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해당 용역이 반영되기 위해선 용역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서구와 달서구 주민들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발표가 나야 대안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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