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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 듣는다] 말초동맥질환, 금연 가장 중요…치료 놓치면 다리 절단할 수도

2021-06-22

팔·다리 등 말단부위 동맥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흡연이 위험 요인
동맥간 우회술·풍선확장술·스텐트 삽입술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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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5)씨는 200m 정도만 걸어도 왼쪽 엉덩이부터 종아리까지 아파 제대로 걷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좀 쉬면 이내 통증은 완화됐다. 이런 증상이 이어진 탓에 A씨는 허리디스크라고 생각, 척추를 전문으로 보는 병원을 찾았다. 해당 병원에서 '허리 디스크가 있다'며 수술 권유를 받았다. 이후 수술 이전에 몇 차례 시술을 받았지만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에 주변의 권유로 대학병원 내 혈관외과를 찾았다. 의료진은 해당 환자가 혈압과 당뇨로 치료 중이고,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후 동맥혈류기능검사상 왼쪽 다리에 혈류가 오른쪽 다리 혈류에 비해 떨어져 있어 CT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좌측 총장골동맥 협착 소견이 관찰되면서 입원, 국소마취로 총장골동맥 풍선확장술 및 스텐트 삽입술을 진행했다. 이후 200m도 채 걷지 못했던 환자의 증상은 좋아졌고, 현재까지 합병증 없이 호전된 상태다.

A씨는 "허리디스크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다리 절단까지 진행될 수도 있고, 말초혈관 외에도 전신 혈관에 문제를 일으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질환이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다행히 치료가 잘 이뤄져 현재는 큰 불편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다리가 저릴 경우 허리 디스크로 인한 경우로 생각하기 싶다. 하지만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말초동맥질환의 경우 치료 시기를 놓쳐 괴사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방치하면 1년 안에 절반은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 평소 다리 통증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현재 관련 환자가 특별하게 많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말초동맥질환의 위험도도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는 충분하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증상만 허리디스크와 유사한 말초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은 뇌혈관·심장혈관을 제외한 팔다리 등 신체 말단 부위로 가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힌 것을 말한다. 말초동맥질환은 다양한 원인으로 말초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병으로, 다리 동맥에서 발생하는 하지동맥폐색증이 대표적이다.

2020년 발표한 국내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일반 성인에서 하지동맥폐색증 유병률은 4.6% 정도다. 보통 남성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2019년)에 따르면 남성 환자는 1천297명으로, 여성 환자(748명)보다 1.7배가량 더 많다.

말초동맥질환의 원인으로는 이상지질혈증, 당뇨, 고혈압 등의 동반 질환과 흡연, 고령, 인종 등이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했다. 동맥의 내벽은 나이가 들면 서서히 좁아지고 딱딱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하지로 가는 동맥이 좁아져 혈류가 줄어들게 되면 산소와 영양분의 전달이 감소하게 되면서 증상을 유발한다. 말초동맥질환의 대표적인 하지동맥폐색증은 질병 초기에는 걷거나 달릴 때 통증이나 경련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금방 사라진다. 병이 심해지면 피부가 차가워지며 발가락 색은 검게 변하게 되고, 발에서 맥박이 약하게 잡히게 된다. 발에 상처가 났을 때에는 잘 낫지 않는 특징도 있다.

◆말초동맥질환 진단과 치료 방법

하지동맥폐색증 자가진단법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우선 △일정한 거리를 걸으면 통증이 생기고 쉬면 사라지는 경우 △발이나 사타구니 동맥의 맥을 만졌을 때 좌우 중 한쪽이 약한 경우 △좌우의 종아리나 허벅지의 둘레가 크게 차이 나는 경우 △다리의 색깔에 차이가 있는 경우 △눈을 감고 양쪽 발부터 허벅지까지 손으로 만질 때 좌우 감각에 차이가 있는 경우 △족부 움직임에 이상이 있는 경우 등이면 해당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또발목 상완 지수를 통해서도 진단 할 수 있다.

말초동맥질환은 우선 하지동맥 경화도를 확인하기 위한 발목 상완 지수 검사로 진단한다. 편안히 누운 상태에서 양팔과 양다리 혈압을 동시에 측정해 발목에서 잰 혈압과 팔에서 잰 위팔 혈압 비율이 0.9 이하(발목 혈압이 10% 이상 낮을 때)면 하지동맥폐색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러한 자가 진단 등을 통해 하지동맥폐색증이 의심되면 혈관 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3차원 하지 혈관 CT를 통해 정확한 병변 위치와 병변 중증도를 파악해 혈관 내 시술 또는 수술, 약물치료와 같은 치료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치료는 어떻게

치료는 혈관이 막힌 정도와 발생 부위, 그리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단순 약물치료는 효과가 크지 않아 수술 혹은 시술을 통해 직접 막힌 동맥을 열어주는 것을 선호한다.

수술로는 동맥이 막힌 곳 주변으로 새로운 동맥 혈류길을 연결해주는 '동맥 간 우회술'이 가장 표준적인 치료라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죽상판절제술, 혈관 성형술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시행할 수 있는 수술 방법이다. 대부분 하반신 마취 후에 시행되고, 성공률이 매우 높은 치료법이다.

하지만 환자가 고령, 동반질환 등으로 수술에 위험도가 높거나 병변이 단순하다면 풍선으로 확장시키거나, 그물 모양의 '스텐트' 또는 그물에 천이 싸인 '스텐트-이식편'을 이용해 혈관을 넓히거나 죽상판을 제거, 혈전을 제거하는 혈관 내 치료가 유용하다. 수술에 비해 간단하고 위험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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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병원 이재훈 교수

치료에 앞서 예방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우선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흡연은 혈관을 좁게 만드는 만큼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또 빨리 걷기·자전거 타기·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하고,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 하지 혈관을 튼튼하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흡연 등 위험 요인이 있으면 정기검사를 받고, 기름진 음식을 삼가는 게 좋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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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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