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입주물량 1만1720세대
입지별 '양극화' 현상 심화 속
미분양 증가폭 수요심리 '변수'
향후 매매가격 조정 시각 우세
일각선 "이미 조정국면에 진입
투자 고려땐 보수적 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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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대구 분양시장은 양극화가 구체화되는 모습이었다. 동구 안심 등 외곽지나 소규모 단지 등을 중심으로 미분양 사태가 빚어진 반면, 만촌·죽전 등의 실수요자 선호 입지는 여전히 예비당첨에서 100% 완판을 이어가며 '분양 완판의 시장'에서 '되는 집과 안되는 집이 갈리는 시장'으로 바뀌었다. 올 하반기에는 이 같은 양극화가 보다 심화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지역 부동산 관계자의 공통된 전망이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구 부동산의 향후 매매가격이 조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불과 한두 달 전과 비교하면 시장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더 우세해진 것이다. 대구 주택시장이 이미 가격 조정에 들어갔다고 판단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제는 대구 부동산시장이 연착륙할지, 경착륙할지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분위기다.
지역 한 부동산 시행사 관계자는 "대구 부동산 경기가 생각보다는 경직되는 모양새다. 한 달 전부터 느낌이 달라졌다. 대형 건설사에서 '무조건 한다'에서 시공비를 올리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면서 "돈 있는 사람들은 상당수 주택 매입을 마친 상황으로 보이고, 현재 매매 거래가 안 이뤄지고 금융도 얼어붙어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 '아실'의 유거상 공동대표는 "대구 부동산은 대구만 보면 거품인데, 다른 광역시와 상대 비교했을 때 가격 거품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향후 입주 물량이 많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곳이 없는 편이라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은 시장이다. 실거주자는 가격에서 검토하되 투자는 보수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이 주의 깊게 보는 데이터는 입주 물량과 미분양이다.
12일 대구지역 부동산전문 광고대행사인 애드메이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입주 물량은 5천757세대였고, 올 하반기에는 1만1천720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애드메이저가 조사한 대구 평균 입주 물량은 1만4천330세대로 2022년 2만935세대, 2023년 3만1천965세대가 입주 대기하고 있어 입주 물량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대구 미분양 주택도 5월 1천185세대로 1천세대를 넘어섰고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의 한 부동산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분명히 좋지 않은 신호지만, 현재 대구 미분양 1천세대는 시장에 영향을 줄 만큼 많은 물량은 아니다. 3천세대 이상 미분양이 나오면 소비자들의 부동산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 전체의 침체보다 입지에 따른 양극화 심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도 "전체적으로 매매가격 상승 폭이 둔화되긴 했지만 급속하게 큰 변화 없이 양극화가 극심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입주 물량이 많을 때 기존 주택을 처분하거나 전세를 줘야 하는데, 현 제도에서는 새 주택에 대출을 받으면 기존 주택을 6개월 안에 처분해야 한다. 이 제도가 이어진다면 입주 시점에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주택 시장에 올 연말부터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보다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현재 대구 부동산 시장은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2분기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1%대로 작년 연말 대비 우하향 추세다. 연말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입주 물량이 5천세대를 넘는 오는 11월 전에 1차 위기가 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금리 인상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분양 물량이 쌓여 지역 부동산 시장 침체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새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가 여전하고 분양가 통제를 받다 보니 대구 분양시장은 올 하반기까지 견고할 것으로 보는 분석도 적지 않다.
지역의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는 분양시장이 선방할 것이다. 내년에도 대선, 정책적인 부분 등에 따라 괜찮아질 수도 있다고 본다. 향후 입주물량도 소화 못할 수준이 아니다. 충격이 많지 않을 것이다. 침체는 아니고 연착륙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도 "올 하반기까지 대구 분양 시장에서 도심은 괜찮을 것"이라며 "조만간 정부의 코로나 지원금도 풀리는 등 유동성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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