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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대구사진비엔날레, 사진전문 미술관 필요하다

2021-09-23
박진관 문화부장

대구는 한때 '대한민국 사진의 수도'라고 불렸다. 일제강점기 영업사진가들이 중심이 된 서울의 경성사진사협회(1926년), 평양의 오월회(1929년)와 달리 대구는 순수 아마추어사진가들로 구성된 대구아마추어사우회(1934년)가 창립돼 창작활동과 교육에 힘썼다. 광복의 해에 결성된 대구의 건국사진연맹과 대구사연회는 서울의 조선사진예술연구회와 부산의 부산광화회보다 1년 앞섰다. 1963년엔 국내 최초로 대구에서 유럽·미국 등 11개국이 참가한 국제사진살롱전이 열렸다. 1990년대까지도 대구사단(寫團)은 서울과 대등한 전시 횟수를 기록했다. 사진학과가 있는 대학의 수도 서울에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광주와 부산이 각각 광주비엔날레(1995년), 부산국제영화제(1996년), 부산비엔날레(2002년) 등을 만들어 앞서갈 즈음 대구는 2006년 대구사진계의 뜻을 모아 세계사진축제인 대구사진비엔날레를 전국에서 처음 개최했다. 광주와 부산에 비해 예산과 규모가 작지만 지금까지 꽤 특색있게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한 해 연기됐지만, 올해도 오는 11월2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지에서 선보인다.

하지만 대구사진비엔날레는 겉은 화려하나 실속이 없다. 15년째 사진전문 전시관 하나 없는 곁방살이 신세다. 광주에는 광주문화예술회관, 광주시립미술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외에도 광주비엔날레를 위한 광주비엔날레전시관이 있다. 부산도 부산문화회관, 부산시립미술관, 영화의 전당 외에도 부산비엔날레를 위한 부산현대미술관이 건립됐다. 대구사진비엔날레가 진정한 국내 3대 비엔날레가 되려면 사진전문 전시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따른 사진아카이브 기능 보강과 예산 및 조직 확대개편도 이뤄져야 한다. 지금과 같이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이끌어가기엔 벅차다.

다른 선진국에는 사진전문 미술관과 박물관이 많다. 1945년과 76년에 각각 건립한 미국의 코닥사진박물관과 시카고 현대사진박물관(MOCP), 유럽 최대의 사진축제가 열리는 프랑스 아를의 루마 아를과 파크 데 아틀리에전시관, 1983년에 지은 일본 도쿄사진미술관, 독일 헬뮤트 뉴튼 베를린 사진박물관 및 C/O컨템퍼러리포토전시관, 호주 밸러랫 국립사진미술관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들 나라는 세계적인 포토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사진박물관을 선점했다. 2023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국내 최초의 전시관 기능을 갖춘 서울시립 사진박물관을 개관한다. 여기선 사진사 아카이브 전시와 체험, 교육이 이뤄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올해 5회째인 부산국제사진제도 옛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전시공간으로 리모델링한 F1963에서 열리고 있는데, 사진전시관으로 계속해 이용될 예정이다. 광주 역시 광주문화예술회관 일부 부지에 사진미술관을 건립한다는 전언이다.

대구사진비엔날레를 발전시킬 복안이 없는 건 아니다. 이건희미술관 대구 유치 장소였던 북구 산격동 경북도청 후적지에 국립근현대미술관과 함께 사진(분)관을 건립할 수 있다. 이미 대구시가 이건희미술관을 미국 LA 게티센터를 벤치마킹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게티미술관은 사진, 필사본, 드로잉으로 전문화된 전시관이다. 스페인 구겐하임 빌바오미술관처럼 게티 대구사진미술관 또는 게티미술관 대구 포토아트센터도 생각해볼 수 있다. 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 요즘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마주한 현실이다. 대구시와 대구사진계의 분발이 요구된다.
박진관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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