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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미래 먹거리 창출 포항가속기연구소(5)] 생명, 그 찬란한 순간 포착...생명체가 지닌 뛰어난 구조와 기능 분석 '생체모방기술' 연구의 길을 열다

2021-10-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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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기가 흡혈하는 모습. 머리에 존재하는 두 펌프가 빠른 흡혈의 핵심임을 확인할 수 있다.포항가속기연구소 제공

앞서 4편에서 과거의 새로운 예술작품을 찾아내는데 방사광가속기가 사용되었음을 확인했다. 이번 편에서는 과거로 돌아가 살았던 다양한 생명체에 대한 연구와 생체모방기술에 적용하기 위해 현재의 생명체를 연구한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프랑스에서 샤랑트(Charentes)에 있는 백악기 중기 유적지에서 2kg 대형 호박 화석이 발견됐다. 호박(Amber)이란 나무에서 나오는 진액이 굳어서 수천만 년 정도가 지나면 호박 보석이 생성된다. 

 

호박은 크게 금패(錦貝), 밀화(蜜花)로 구분되는데, 금패는 우리가 흔히 아는 호박 보석처럼 투명한 상태를 말하고 불투명한 호박 화석은 밀화라고 한다. 진액이 만들어지면서 당대의 식물, 개구리, 곤충 등 다양한 생물이 내부에 들어있게 되고 그 모습이 신비로워 가치가 높아졌다. 나무진액의 강력한 점성을 고려하면, 곤충의 날개, 촉수 등이 손상되지 않은 것들은 신기하기만 하다.
 

샤랑트에서 찾은 이 호박화석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호박 보석과 그리고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을 탄생시켰던 금패는 아니며, 내부를 알 수 없는 불투명한 밀화이다.
 

프랑스 렌 대학교(Rennes)와 유럽의 ESRF 방사광가속기는 이 불투명한 호박화석 속에서 356종의 화석 동물을 찾아냈다. 이 화석 안에는 진드기, 말벌, 파리, 개미, 거미뿐만 아니라 조류의 깃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을 발견했다. 병원에서 X-선 촬영 또는 CT 촬영과 유사한데, X-선의 높은 투과 성질을 활용한 것이다. 연구진은 오래된 이 호박화석 속에서 지구상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생물을 계속 찾아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러한 화석연구뿐만 아니라 현대의 생명체를 소개한 사례도 있다. 포스텍과 포항가속기연구소는 마이크로 펌프 연구를 통해 생체 모방 기술개발 연구를 진행했다.


암 모기의 흡혈 펌프 효율은 일반 마이크로 펌프의 1000배가량 높은 효율성을 가지며, 이는 모기 몸체 내부에 있는 밸브, 보조 펌프와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이 있어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추후 모기 구조를 이용한 마이크로 펌프와 일정 유량의 유체 이송 설계를 가시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뿐만 아니다. 방사광가속기의 높은 에너지의 X-선은 강한 투과력을 가지고 있어 살아있는 생명체를 고해상도, 고감도로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다. 영국과 스위스 연구팀은 한 쌍의 작은 날개를 이용해 한 지점에서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뒤로 날기도 하고 거꾸로 천장에 붙는 등 복잡한 비행술을 자랑하는 파리의 날갯짓 또한 방사광을 활용해 고속촬영에 성공, 소형 비행체의 개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곤충의 신기한 다리 관절 구조도 알아낼 수 있다. 몸통에서 다리가 빠지지 않도록 관절의 머리 지름이 더 큰 것이 마치 나사와 너트 같음을 알 수 있었다.


포스텍 기계과와 생명공학과 공동연구팀은 식물의 씨앗과 물관의 내부구조를 고해상도로 영상화하여 씨앗 내부에 형성된 기공 망의 기능과 줄기 내부 물관의 각 역할을 파악해내기도 한다.


더 작고 빠른 생명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방사광 덕분에 생명·의학 연구뿐 아니라 생명체가 지닌 뛰어난 구조와 기능으로부터 원리를 도출해 새로운 인공 공학으로 만들어내는 '생체모방기술' 연구도 활짝 열리게 됐다.


방사광가속기는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제약, 배터리, 미술, 역사, 그리고 기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우리가 먹고 있는 초콜릿, 감자 칩 그리고 생필품인 화장품, 샴푸 등 실생활에서도 방사광가속기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포항가속기연구소 관계자는 "방사광가속기는 앞으로 차세대 먹거리 창출을 위한 기반시설로 든든히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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