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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지 않는 사업에서 사람들에게 필수불가결한 사업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방법 중 가장 근본이자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과거의 영광에만 머무르는 사람에게 환한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영광스러운 과거를 발판 삼아 발전하고 또 발전해야만 한다.
우리나라에 호텔이라는 개념은 일제 강점기 시대에 처음 도입되었다. 서구식 숙박시설, 즉 호텔은 철도의 발달과 함께 철도호텔의 형태를 거쳐 광복 후 지금의 민영호텔의 모습을 갖추었다. 1961년 관광사업진흥법과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으로 관광호텔들은 발전의 기회를 얻었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등 글로벌 행사를 거치며 호텔 산업의 선진화가 진행됐다.
2019년 기준 국내 관광호텔 수는 1천50개로, 2012년 683개보다 53.7% 증가했다. 여러 분야에서의 한류가 세계인들에 영향을 미치며 생겨난 수치다. 그러나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호텔 산업에서 도태된 사업자들도 적지 않았다. 2011년 관광객 수가 늘어감과 동시에 65.2%까지 상승한 객실 이용률은 호텔 과잉 공급이 대두되기 시작한 2017년에는 60.7%까지 감소했다.
백신 개발로 '시장 회복' 전환기
2024~2025년 코로나 전 수준 예상
오래전부터 계획 세우던 때와 달리
계획~항공·숙소 예약시점 짧아져
◆호텔 공급 과잉
호텔 과잉 공급과 관광객 수 감소는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더욱 심각해졌다. 지난 8월 호텔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2분기 영업 손실은 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분기에 이어 적자를 보이고 있다. 적자뿐만 아니라 실제로 문을 닫은 호텔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호텔과 르메르디앙 호텔 등 서울 강남권 5성급 특급호텔들이 문을 닫았다.
호텔 산업은 코로나19 사태처럼 예상치 못한 변화를 처음 겪는 것이 아니다. 2003년 사스 발생 시 객실 이용률은 8.6% 감소했으며, 2015년 메르스 발생 시에는 4.8% 감소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전염력 부분에서 사스나 메르스보다 높은 파급력을 끼치고 있기에 객실 이용률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상황은 지난 11월을 기점으로 백신 개발과 더불어 시장 회복을 위한 전환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 산업의 데이터를 세계적으로 분석하는 STR(Smith Travel Research)의 분석에 의하면 2021년을 시작으로 서서히 회복돼 2024~2025년에는 호텔 산업이 2019년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이다. 회복은 객실 점유율을 시작으로 객실 객단가를 목표로 한다.
과거 직항 비행편이 없거나, 고속도로 상황과 여행객의 불통, 내비게이션의 낮은 보급률 등의 문제로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보다 몇 날 며칠 계획을 세우는 여행객이 많았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과 함께 세계적 이동량이 늘어난 지금은 빠른 결정을 선호하게 된 현대인들의 즉흥적인 여행이 늘어나고 있다.
2020년 트립닷컴에 의하면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국내 항공편 스케줄에 따라 숙소 예약시점이 50% 정도 짧아졌다. 짧지만 강렬했던 2년의 기억 속에서 국내 여행객은 즉흥적으로 여행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까운 미래의 호텔 산업은 예약 절차와 환불정책의 간소화와 단순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객실 '클린 스테이' 시스템 도입
인근 쇼핑정보 등 AI·VR로 제공
투숙객에 새로운 경험 제공 필요
예약절차·환불정책 간소화해야
◆가상현실 마케팅
또한 AI·VR 등의 가상현실 실현이 정교화되고 실생활과 가까워질수록 호텔 산업도 이 부분을 놓쳐선 안 될 것이다. 단순히 체크인·체크아웃만 했던 호텔의 공용 공간을 첨단기술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꾸며 투숙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대한 사례로 메리에트 그룹의 'Renaissance New York Midtown'이 있다. 인근 식당 및 쇼핑 정보, 쇼 및 이벤트, 액티비티 체험 등의 정보를 가상현실 화면을 통해 제공하며 새로운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호텔의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함께해 호텔의 직원들은 고객 관리·응대에 질을 높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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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훈 영진전문대 호텔항공관광과 교수 |
새로운 것을 알아보고 경험하기를 원하는 사람의 심리에 따라 호텔 또한 변화해야 할 것이다. 레드오션이었던 호텔 산업은 코로나19를 이겨내며 더욱더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면 과거를 분석하고 현재의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는 여행업계는 내년 2월을 기점으로 해외 여행 예약을 받고 있으며 대규모 전세기를 준비하고 있다.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억눌려 있었던 해외여행의 봇물이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코로나 이전의 영광을 다시 찾기를 기대해 본다.
국내 호텔업계도 중국·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의 여행객 및 비즈니스 고객이 몰려올 것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변화된 여행의 트렌드에 맞게 호텔업계도 변화된 모습으로 고객 맞이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예약 시스템의 단순화를 바탕으로 비대면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준비해야 할 것이며, 모바일을 통한 호텔 및 주변 관광 정보 안내 시스템 구축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호텔 레스토랑 운영에 있어서도 비접촉 서비스가 가능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코로나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호텔 이미지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객실 서비스에 있어서도 클린스테이(Clean Stay) 시스템을 도입해 위생을 제일 우선으로 하는 고품격 호텔서비스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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