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 TK(대구 경북)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대선 70여 일을 앞두고 이뤄진 사면이 대선에 미칠 정치적 파괴력을 놓고도 양론이 교차하고 있다. TK 지역에서의 영향력이 여전한 만큼 박 전 대통령이 마음먹기에 따라 정치적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과 윤석열 모두에게 양날의 칼이다. 현재까지 겉으로 드러난 TK 민심은 차분하다. 하지만 물밑에선 다양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뒤늦은 사면에 대한 아쉬움'과 '윤석열 후보에 대한 섭섭함', '잘못된 사면'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사면을 계기로 TK 민심이 더욱 집결할지, 아니면 분열될 것인지도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최근 TK 공략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의미 있는 정치적 행보를 시작한다면 여론이 집중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병원 치료를 마치고 나올 때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대선 판도는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윤 후보가 오는 29~30일 TK 방문때 박 전 대통령 사면 관련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박 전 대통령이 퇴원 후 정치적 고향이 달성 거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박 전 대통령 사면이 대선에 미칠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TK의 한 초선 의원은 "분위기가 좋지 않게 돌아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은 여전히 뜨겁다"며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이번 대선에서 TK의 민심이 매우 중요하고, 윤 후보가 유일한 대안이란 점을 강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지낼 당시 지역구였던 달성군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구미 지역은 환영 목소리가 높다. 대구시 달성군의 주민 김 모씨는 "1천일이 넘도록 옥고를 겪으신 박 전 대통령이 이제라도 사면되어 정말 다행"이라면서도 "윤 후보의 짧은 입장문이 이해되지 않는다. 마치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단절하려는 것 같아 섭섭함 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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