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조국의 적은 민주당, 보수가 박근혜 탄핵"…쥴리 의혹 적극 부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서울의 소리' 소속 이명수 기자의 '7시간 통화' 내용이 16일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공개됐다.

김씨는 "조국(전 법무부 장관)의 적은 민주당" "박근혜를 탄핵시킨 것은 보수" 등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쥴리' 접대부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 부인했다.

이날 공개된 통화 파일에서 김씨는 윤 후보를 키워준 것은 문재인 정권이라며 "정치라는 것은 항상 자기편에 적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유흥업소에서 종사했다는 이른바 '쥴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며 직접 반박했다.

국민의힘과 대선 후보인 남편 윤석열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발언도 있었다. 통화 내용 중 김씨는 "조국 수사는 그렇게까지 할 건 아니었다. 결국 적은 내부에 있는데 박근혜를 탄핵시킨 것도 문재인이 아니라 보수"라고 말했다. 정치인 미투 사건을 언급하며 김씨는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라며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여기는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 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야"라고 말했다. 이어 "나와 남편은 안희정을 불쌍하게 생각했다"며 "보수는 돈을 주고 하는데 진보는 바람은 피우고 싶지, 사람이 언제 잘 나갈 줄 알고 여자한테 그러면 안돼"라고 발언했다.

이어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에 대해선 "본인이 오고 싶어 했다"며 "왜 안 오고 싶겠어. 여기가 자기 그건데. 먹을 거 있는 잔치판에 오는 거지"라고 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녹취 파일에 대해 윤 후보 또는 배우자 김씨가 반성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는 "결국 국민의힘이 스트레이트 방송 홍보만 해준 꼴이 됐다"면서도 "다만 윤석열 후보가 이번 녹취 파일 공개에 대해 배우자 김건희씨의 부주의함과 잘못된 발언에 대해서는 대신 또는 직접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통화 녹음 파일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 초 사이 서울의소리 이 기자가 김씨와 50여 차례 통화한 내용 중 일부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