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20207010000536

영남일보TV

  • 질문했고, 기록했다…영남일보 TV, 2025 유튜브 연말결산
  •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의 6개 금관을 만나다

[초등맘 상담실] 영어도서와 친해지기…"흥미롭고 다양한 이야기 '챕터북'으로 스타트"

2022-02-07

한 페이지당 어려운 단어 세 개 이하라면 챕터북 도전해 볼만

우리말 번역본·애니메이션 방영물 미리 접해보는 것도 효과적

2022020701000128000005361
Unfortunate events 시리즈. <온라인 캡처>

영어는 단기간에 학습되는 교과목이 아니다. 길게 보고 꾸준히 영어 동화책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것이 느려 보이지만 가장 즐겁고 확실하게 영어와 친구가 되는 방법이다. 영어 학습을 위해 학원이나 과도한 영어 학습지에 파묻혀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아이들이 영어를 잘 하고 좋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Q: 영어를 학원이나 학습지를 강요하지 않고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A: 언어의 4가지 기능(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은 영역마다 많은 연습과 노출이 되어야 잘 할 수 있다. 많이 들어야 듣기가 잘 되고, 말을 많이 해봐야 말하기가 잘되며, 많이 읽어야 독해가 잘 되고, 많이 써봐야 작문이 잘된다. 초등학교 영어에서는 독해와 작문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은 사실 거의 없다. 초등학교 영어과의 교육과정이 학습자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길러주는 것을 총괄목표로 삼으며, 동시에 남을 배려하고 돕는 모범적인 시민 의식과 창의적인 사고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 그러하다. 따라서 학교 수업은 일상생활 및 다양한 상황에서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하고 영어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바탕으로 자기 주도적으로 영어 학습을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한 수업으로 디자인된다.

그러나 학교 밖 현실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학원과 학습지를 전전하며 선행교육을 통해 앞서 나가고자 한다. 학교에서 수업을 하다 보면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 중 몇몇 학생들은 학원 숙제나 학습지 등을 한 보따리 쌓아놓고 틈틈이 힘들게 하고 있다. 지치고 힘들고 재미없어 보인다. 내용을 살펴보면 수준 높은 어휘와 표현이 제법 많다. 학생은 빨리 해치워야 하는 문제이므로 성의 없이 대충 해치운다는 표정이다.

학교 수준의 학습을 넘어 학원이나 학습지의 도움을 받아 심화 학습하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흥미와 관심을 바탕으로 심도 있게 공부해 나가는 것은 격려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학원 숙제에 치여 쉬는 시간조차 제대로 못 쉬고 숙제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언제까지 저렇게 계속할 수 있을까. 사실 영어는 공부할 때는 쑥쑥 발전하는 것이 느껴지지 않아도 쉬면 금방 표시 나는 연습 교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영어와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함께 갈 수 있을까? 진부하게 들리지만 추천 방법은 영어 도서이다. 언어의 4가지 기능 중 다른 영역으로 전이가 가장 효과적인 것이 읽기이다. 영어 학원과 학습지로 지쳐 있는 아이라면 조금 쉬고 학생이 재미있어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영어 도서를 접해보기를 권유한다. 영어권 도서를 좋아하는 아이로 주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당장 보이는 효과는 크지 않지만,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키우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지칠 정도로 학원과 학습지를 전전한 학생들이라면 간결한 문장의 영어 도서는 충분히 시작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다. 다양한 영어권 도서와 콘텐츠에 병행 노출시켜 학생들로 하여금 책의 즐거움을 맛보고 다양한 영어 도서를 가까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영어책 너무 어렵지 않나요? 수준에 맞는 영어 도서를 어떻게 찾나요.

A: 효과적인 방법 중 시리즈로 출간되는 영어권 챕터북(chapter book)을 추천한다. 흥미롭고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영어 학습뿐 아니라 간접적으로 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동일한 주인공 및 배경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건들이 연속하여 전개되므로 익숙하지 않은 영어권 이름이나 지명에 대한 부담이 적고, 어휘나 문장이 간결하여 내용 파악이 비교적 쉽다. 영어권 챕터북을 살펴보면 뒤편에 RL(reading level) 또는 ages가 적혀 있어 책의 난이도 또는 해당 연령을 대충은 파악할 수 있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학생의 수준에 맞아야 하므로 우선 학생의 RL을 적절히 체크하여 학생 수준에 맞는 책을 준비하여야 한다. 쉬운 책일 수록 RL 숫자는 내려간다. 우선 학생과 함께 도서관을 방문하여 여러 권의 영어 챕터북을 골라내어 학생과 함께 읽어보며 한 페이지당 학생이 어려워하는 어휘가 몇 개인지 살핀다. 정답은 없지만 한 페이지당 어려워하는 어휘가 세 개 이하라면 해당 도서에 도전해 봐도 될듯하다. 어휘뿐 아니라 문장 수준도 고려해야 하므로 적절한 수준의 책을 찾아내는 것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한다. 수준에 맞고 학생이 흥미로워하는 도서라면 1권부터 차례대로 읽어 나가도록 하면 좋다. 몇 권 읽고 나면 후속편을 읽고 싶어 찾는 학생들이 많다. 이렇게 영어권 도서에 재미를 붙이면 점차적으로 다른 챕터북을 시도하면서 읽기 레벨을 높인다.

2022020701000128000005362
American girl samantha. <온라인 캡처>

Q: 어떤 챕터북이 효과적일까요.

A: 환경 조성을 위해 처음에 조금 신경 쓸 것이 많지만, 아이가 영어 동화책이나 챕터북 등의 영어권 도서를 좋아하게 되면 듣기, 말하기, 쓰기 기능에 전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므로 언어의 4가지 기능이 골고루 확장된다. 영어권 도서 중 많은 책들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출판되었고,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 시판되거나 TV에 방영되기도 했다. 생소하지 않고 일단 우리말로 접해 본 익숙해진 영어 도서를 먼저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선 많은 책들 중에서 Arthur 시리즈를 추천한다. 미국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학교 생활, 가정 생활, 교우관계 등을 중심으로 따뜻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펼쳐진다. 영어 교육뿐 아니라 인성교육에도 적절한 도서이다. 각 권은 50쪽가량이고, 애니메이션 한편은 약 15분이다. 책과 애니메이션을 병행하여 읽어 나가면 부담이 적을 것이다.

영어권 도서에 흥미를 갖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면 조금 무서운 이야기도 시도해볼 수 있다. 우리가 예전에 그랬듯이 아이들은 무서운 이야기를 무척 좋아하며 읽는다. 조금 수준이 높지만 아이들이 푹 빠져 읽었던 책들 중에서 Unfortunate events와 Goose Bumps 시리즈가 있다. Unfortunate events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시중에 나와 있으니 영화도 함께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여학생들이 특히나 좋아했던 American girl(Samantha, Kristin, Molly, Felicity, etc) 시리즈도 있는데, Samantha, Molly와 같은 여자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5권 또는 6권에 걸쳐 펼쳐진다. 미국 역사와 시대상을 잘 살펴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잠재력을 믿는 것이다. 학생들의 읽기 속도가 처음에는 다소 느린 듯하여도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급속도로 빨라진다. 방학 기간은 영어 도서에 입문하기에 좋은 기회이니 꼭 시작해보기를 추천한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도움말=신희경 대구복현초등 수석교사

기자 이미지

권혁준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