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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의 소비문화는 호텔 산업까지도 당연하게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의 대체재로서 '호캉스'를 선택한 것이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징을 발 빠르게 파악한 특급 호텔들도 인기가 많아졌다. |
요즘 유행어처럼 널리 퍼져있는 말이 있다. 바로 'MZ세대'다. 왜 모든 산업과 관련 마케팅, 심지어는 TV 예능 프로그램의 자막과 특집 또한 MZ세대에 초점이 맞춰졌을까? 우선 세대를 표현하는 말에는 베이비 붐부터 X, Y, Z, MZ 등이 있다. 이 중 MZ는 밀레니얼, 즉 Y세대와 Z세대를 합친 말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20·30대 등을 칭한다.
이들 세대의 특징은 디지털 환경에 능숙하고 소통에 빠르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34%를 차지하며 미래보다는 현재, 그리고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들의 일상을 살펴보면서 가장 현실적인 호텔 트렌드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 현재의 트렌드가 곧 미래에 다가올 트렌드의 발판이기 때문이다.
'2020 그랜드 트렌드 리포트'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글래드 호텔 객실과 식음업장을 이용한 고객의 결제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리포트다. 이에 따르면 과거에는 MZ세대의 재방문 주기가 상대적으로 길었지만, 그들의 구매력과 소비량이 점차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재방문 주기는 짧아지고 재구매율, 객단가 등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래드 호텔을 이용했던 '호캉스족'의 일상 모습 분석도 함께 살펴보면, MZ세대는 주로 패션·뷰티 아이템·식음료 업종 등의 소비 비중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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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대체재로 떠오른 '호캉스'
국내특급호텔 이용 절반이 20~30代
가족보다 홀로·소수 지인들과 숙박
SNS로 호텔휴가 모습 올리며 과시
감성자극 이국적 포토존 고객 잡기
한옥·친환경 내세운 이색호텔 인기
MZ세대의 소비문화는 호텔 산업까지도 당연하게 영향을 미쳤다. 2020년 서울경제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국내 특급 호텔 전체 이용객 중 MZ세대의 비중이 절반에 이른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의 대체재로서 '호캉스'를 선택한 것이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징을 발 빠르게 파악한 특급 호텔들도 인기가 많아졌다. 가족 단위로 움직이기보단 혼자서 혹은 소수의 지인과 심야 시간을 이용해 여가를 즐기는 MZ세대를 위해 롯데호텔 제주는 록볼링장을 오전 2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또 제주의 인기 온수 풀인 '해온'도 밤 10시까지 운영하며 MZ세대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있다.
이에 더해 다양한 SNS를 통해 자신들의 모습을 과시하는 특징 또한 호텔이 MZ세대에게 환호를 받는 이유다. 신라호텔은 수영장과 야자수로 인해 이국적인 풍경이 특징인 '플라워 테라스 가든'을 포토존으로 내세우며 M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또 롯데호텔의 프리미엄 브랜드 호텔인 시그니엘 서울은 2020년 1분기 프러포즈 패키지 실적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패키지는 이용객의 옵션 선택에 따라 100만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MZ세대는 아낌없는 선택을 했다. 또한 플라자호텔에 따르면 전체 MZ세대 이용객 중 일반 객실보다 1.5배 비싼 스위트룸을 선호하는 비율이 절반이 넘고, 실제 스위트룸 객실 이용률이 다른 연령대보다 MZ세대가 15% 이상 높다.
더 나아가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를 살펴보면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숙소 1위에 호텔이 43.3%의 투표율로 뽑혔음을 알 수 있다. 이는 MZ세대가 여행 숙소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 1위로 청결 및 위생을 선택한 것과 관련이 있다. 호텔을 제외하고 펜션·풀빌라 등이 투표 항목에 있었다. 다른 투표 항목들과 호텔의 분명한 차이점은 '투숙객이 머무른 공간을 누가 청소하느냐?'에 있다. 펜션과 풀빌라 등은 투숙객이 이용을 종료할 때 머무른 공간을 본인들이 정리해야 한다. 반면 호텔은 객실 내부가 심각하게 훼손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투숙객이 이용을 종료함과 동시에, 혹은 투숙객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객실을 청소하고 정리해준다.
그렇다면 국내에는 MZ세대의 눈길을 잡을 수 있는 어떤 이색 호텔들이 있을까?
우선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어소시에이티드 위드 아코르가 있다. 이는 송도에 위치한 한옥 호텔이다. 마치 해외의 도시처럼 높고 반짝거리는 건물이 가득한 송도의 중심에 푸른 공원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한옥은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한다. 호텔 부지는 넓지만 객실은 30개만 존재하므로 쾌적하고 깔끔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객실은 온돌 객실과 침대 객실로 나뉘어있고, 편백 욕조와 무료 미니바가 갖춰져 있다. 또 MZ세대의 공존과 상생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특징을 겨냥한 호텔도 있다.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은 친환경 건축물 인증 제(LEED)를 획득한 국내 최초의 호텔이다. 설계·시공 및 운영까지 전반적으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은 MZ세대의 가치관과 잘 맞는다. 객실 내 일회용 어매니티를 최소화하거나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하도록 쓰레기통을 구분하는 노력 또한 친환경적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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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호텔들은 앞으로 어떻게 최대 소비자인 MZ세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스페이스클라우드 정수현 대표는 호텔앤레스토랑 잡지에 호텔 내에 MZ세대가 적절한 이용료로 자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그들의 일상을 파고드는 것을 추천했다.
이에 1인 창작자가 가벼운 식사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캐주얼한 공유오피스 시설을 호텔 내에 구축한다면, 밤샘 작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창작자들이 많이 찾게 될 것을 예로 들었다. 실제로 '로컬스티치' '아츠스테이' 같은 공간 운영자들은 전략적으로 호텔을 재구성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호텔의 회의실과 같은 공간들을 MZ세대가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재구성하는 것이 포인트다.
<영진전문대 호텔항공관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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