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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우리들의 휴식, 그리고 성장 공간 '카페 힐링숲 협동조합'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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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힐링숲 카페 밖에서 본 카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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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숲 카페에서 정성 들여 쿠키를 만들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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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를 만지는 등 자유롭게 자조모임을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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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숲 카페 내부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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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클래스가 이뤄지고 있는 공간


지난 주말 오후 대구 달서구 선원로에 위치한 카페 힐링숲 협동조합(이하 힐링숲) 을 찾았다.

조용히 앉아서 음료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여느 카페의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방바닥에 앉아 악보를 보며 통기타 줄을 만지는 이, 주방에서 쿠키를 만드는 이, 하얀 도화지에 매직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학생 등 이 공간을 이용하는 이들의 분주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힐링숲은 주로 발달장애인들과 그들의 가족이 이용하는 휴식과 소통의 공간으로서 2021년 예비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힐링숲의 전신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애인과 그들의 부모들로 구성된 약 200여명의 회원들이 '사단법인 국제장애인문화교류대구광역시달서구협회'라는 단체에서 악기도 배우고 공연도 하는 활동을 통해 그들 삶의 활력을 키웠다. 하지만 비영리단체의 특성상 이들이 원하는 경제적인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장애인과 그들의 부모는 이제 성년이 된 장애인들이 그들의 흥미와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과 취업에 앞서 마음껏 배우고 경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그러던 중 28년간 특수교육에 몸 담아온 양경애 이사장이 약 10여 년간 '다솔아동발달 연구소'로 사용해 오던 공간(약 40여 평)을 2020년 10월 이들에게 개방했고, 2021년 3월에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힐링숲'이라는 이름으로 카페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양이사장은 "장애인들이 학교 졸업과 동시에 집으로 들어가 잘 나오지 않는다. 이러한 비경제활동인구를 주 1회라도 밖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 단 2명의 신청자라도 생기면 프로그램을 개설한다"며 "'쿠킹 클래스'가 가장 인기 있으며 바리스타, 수제청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개개인의 흥미와 강점에 포커스를 맞추어서 직업을 찾아주고 싶다. 이들이 사회로 첫발을 떼는데 힐링숲이 함께 하고 싶다"며 협동조합 설립 취지를 밝혔다.


올해 주요사업은 '카페체험'과 '단기 일자리 사업'이다. '카페체험'으로는 커피·음료 기술과 제과·제빵 기술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기 일자리 사업'으로는 누룽지 판매와 환경미화, 포장 및 판매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여행 체험과 나들이 활동, 트래킹 활동 등 사회적응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장애우들이 살이 많이 쪘는데 트래킹 활동은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3월부터 진행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전영민(24세 달서구 용산동거주 ) 씨는 "친구를 만날 수도 있고 쿠키 만드는 것도 배우고 싶어 여기에 왔어요."라는 짧은 인터뷰 후 베이킹 수업을 해야 한다며 앞치마를 챙겨 입었다.
김태찬(25세 달서구 신당동 거주 )씨는 현재 이곳의 자조모임에서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교사의 도움을 받아가며 공부하고 있다. 그는 "여기오면 시간이 잘 간다"고 했다.


또한 경북 성주군에서 거주하고 있는 김수경씨는 매주 토요일마다 남매를 데리고 와서 이 공간에서 미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중학교 1학년이 되는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때 아동발달센터를 운영하던 양이사장님과 스승과 제자로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제 성주에도 아동발달센터가 두어군데 생겼지만 섬세하고 예민한 우리 아이들의 특성상 새로운 환경보다 선생님과 라포형성이 되어 있는 이곳을 더 좋아한다. 특히 이 공간은 동생과 함께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라며 미소지었다.

이처럼 힐링숲은 지역 장애인에게는 경제적 자립을 위한 경험의 장이고, 성년기 장애인에게는 건전한 여가 활동의 장이며, 경력 단절된 장애인 가족에게는 일자리의 기회까지 제공하는 공간이다.

양경애 이사장은 "힐링숲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최근에는 인접해 있는 노인복지관의 어르신들이 일부러 찾아와 음료를 마시는 등 다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에서 이 공간이 자연스럽게 '장애인식 개선의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며 "그 마을의 장애인은 그 마을에서 책임지는 이러한 시스템이 동네마다 많이 생겨나기를 바라며 힐링숲이 지역 장애인들의 놀곳, 배울 곳, 일할 곳으로 자리매김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글·사진= 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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