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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재호 대구경북연구원 연구본부장 |
이번 20대 대선의 특징으로 유력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통령 입후보자들은 물론이고 배우자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불신과 회의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대선 투표는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사회통합과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비전과 식견을 갖춘 후보자를 가려내는 작업이다. 입후보자 개인의 삶을 알아보는데 더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기 보다는 국가와 지역의 미래를 결정할 정책적 혜안의 유무를 판단하고 실현 가능성을 높일 방법을 살펴보는 것이 상책이다.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에서는 매년 정부와 기업 효울성, 경제 성과, 인프라, 삶의 질 등 다양한 지표를 분석하여 국가별 경쟁력 순위를 매겨 공표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국가경쟁력 순위에 변동을 보인다. 예컨대 이명박정부에서는 취임 당시 31위에 머물렀던 국가경쟁력이 임기를 마칠 즈음 22위로 상승했고, 문재인정부 역시 취임 시 29위에서 2021년에는 23위로 올라섰다. 해당 정권의 각종 정책 결정과 집행 역량 등이 일정부문 국가경쟁력 순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제 20대 대선 유력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자. 후보들은 국가 산업혁신과 경제도약을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전환과 소프트웨어 강국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과 함께 탄소중립 실현, 소부장산업 경쟁력 제고, 중소벤처기업 육성 및 청년지원 강화 등을 주요정책으로 채택하고 있다. 육성코자하는 산업과 경쟁력 제고의 목표는 유사하지만 정책 기조와 추진 방법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정책 간 타당성과 추진 가능성 비교가 필요하다.
지역균형발전정책도 주목해야 할 분야다. 민주당은 지역별 주요사업을 제시하는 수준에서 지역정책을 발표하였고 국민의 힘에서는 5대 광역 메가시티와 지방과학기술 주권시대를 제시하였다. 경제와 교육, 문화기능이 수도권으로 집중되어 지방소멸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현재 상황을 타개하려는 정책으로는 미흡하다고 판단되며,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수도권의 표심을 의식하여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거스른다는 의구심도 있었다. 물론 후보들은 공약 구체화 과정에서 지역이 제안한 초광역권과 산업수도 정책을 반영하고 비수도권의 메가시티 조성과 메가리전(Mega Region)으로 확대 등을 제시하고 있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큰 그림은 모두 공유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요 공약사항에 대해서는 대선후보와 소속 정당 및 전문가들이 향후 어떻게 지켜나가는지 유권자들이 눈여겨서 살펴보고 평가할 일이다.
5년 후 대구경북은 더 많은 일자리와 매력을 지닌 살고 싶은 지역으로 변할 수 있을까? 눈을 조금 낮춰 우리 지역 입장에서 유력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자. 후보들의 대구경북 공약 중에는 지역의 주요 인프라가 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세계적 허브공항화, 문화력을 제고할 글로벌 문화예술융합 콤플렉스 조성, 미래 먹거리가 될 이차전지 소재산업벨트 구축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밖에도 글로벌 백신산업 클러스터 육성, SMR특화 국가산단 및 그린수소 플랫폼 구축,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담보할 대구경북 경제과학연구소 등의 공약사업들은 우리 지역의 경제·사회적 필요성과 정책적 타당성에 기반을 둔 사업들이다. 선거가 끝나면 공약에 포함된 주요사업들이 차기정부 인수위원회에서 국정과제로 선정되고 추진될 수 있도록 정책 구체화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5년 후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상승할 것인지, 대구경북은 삶의 질이 보장되는 살고 싶은 지역으로 발전할 것인지, 더 나아가 누가 가장 위험관리자로 적합한지 이번 정책투표를 통해 우리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선거 후 정책공약사업의 구체화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역민의 합심된 노력도 관건이다.
장재호 <대구경북연구원 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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