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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김형동 의원의 진심은?

2022-04-01

[취재수첩] 김형동 의원의 진심은?

1636년 12월, 청나라 군사가 압록강을 건넜다는 소식이 날아왔다. 이 소식에 인조는 강화도로 피신하려 했지만 청군이 그 길을 막아 남한산성을 택했다. 병자호란 초기 청나라와의 대치 속에 굶어 죽거나 추위에 얼어 죽는 병사가 속출했다. 이를 보다 못한 이조판서 최명길이 항복을 주장하며 청나라와 목숨을 건 담판을 벌인다. 항복은 받아들여졌고, 인조가 청나라 태종에게 '삼궤구고두' 의식을 치르고서야 전쟁이 끝났다. 하지만 전쟁 후 최명길은 '매국노'란 비난을 받았다. 항복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경북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을 위한 '경북도와 대구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안'을 상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형동(안동·예천) 의원을 비롯한 일부 경북권 의원들이 상정을 반대하면서 국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던 법안이 논의 안건에서 빠졌다. 김 의원은 통합신공항 군위·의성 공동유치 당시 군위 편입을 내용으로 하는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런데 반대로 돌아섰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경북은 1만893명 감소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줄었다. 절박함과 위기감을 느낀 도민은 통합신공항이라도 유치해 활기를 찾길 원한다. 그런데 최근 김 의원은 통합신공항 건설은 반대하지 않지만 군위의 대구편입과 통합신공항 이전은 별개 사안으로 상관성이 부족하다고 했다. 또 군위가 편입되면 경북의 총선 선거구 개편이 불가피하고, 국회의원 정수가 줄어 대구경북의 대의(代議) 기능이 축소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도민 사이에서는 "군위가 대구에 편입될 경우 예천이 의성·청송·영덕과 통합(국회의원 선거구)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 같다"는 말들이 많이 나온다. 과연 김 의원의 진심은 무엇일까.


병자호란때 최명길은 항복 반대파에게 "약한 나라가 살아 남으려면 어떤 수단이라도 쓸 수밖에 없다"며 청나라와 항복 조건을 타협했다. 당시 극한 대립관계였던 예조판서 김상헌도 훗날 그가 가진 애국, 애민의 진심을 깨닫고 화해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그의 책임감, 희생정신, 포용력, 전략적 사고 등을 높이 평가한다. 김 의원이 후대에 최명길과 같은 평가를 받으려면 상대를 치열하게 설득시키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최명길은 그렇게 했음에도 비난을 받았다. 최명길은 '벼슬아치', 즉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이다. 그만큼 녹을 먹는 자리가 쉽지 않다. 후일 김 의원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장석원 기자<경북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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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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