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일 하면 학교화폐 적립…좋은 습관도 함께 쌓여요"
지난해 12월 성탄절에 열린 함창중앙초등학교 포니마켓에서 학생들이 포니로 사고 싶은 물품을 고르고 있다. <함창중앙초등 제공> |
'포니'는 겅북 상주시 함창중앙초등학교(교장 육하윤)에서만 통용되는 공식 화폐이다. 포인트(Point)와 머니(Money)의 글자를 합성, 포니(Poney)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포니는 지역 화폐 같은 개념이다. 다만 지역 화폐는 돈이 기반이지만 포니는 선행이 기반이다. 지역 화폐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발행되는 것처럼 포니는 함창중앙초등 학생들의 행복을 적립하고 학교 생활을 살찌우기 위한 계좌다.
학생들은 학기 초에 은행 역할을 하는 학교로부터 '슬기로운 학교 생활'이라는 통장을 발급 받는다. 입출금이 가능하다. 입금은 성실과 선행, 자기계발 등으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학교 급식을 남김없이 다 먹으면 1포니가 적립된다. 숙제를 다 해 오면 2포니, 교내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에 참가해 수상하면 10~100포니를 받을 수 있다.
적립만 되는 것은 아니다. 복도에서 뛰는 등 다른 학우들에게 피해를 끼치면 5~10포니를 잃을 수 있다. 더욱이 친구를 괴롭히거나 놀리면 20포니가 차감된다.
슬기로운 학교 생활 통장의 잔고는 학기 말에 열리는 포니마켓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한 학기를 마치고 방학에 들어가기 전 교사들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물건들을 구입, 교내에서 포니마켓을 연다. 학생들은 이 마켓에서 한 학기 동안 쌓아 올린 포니로 문화상품권이나 각종 물건을 살 수 있다.
육하윤 교장은 "포니는 잊고 지나칠 수 있는 선행을 통장에 기록하여 학생에게 보람과 자기만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며 "가정과의 연계 지도로 생활지도 상담이 원활해져서 건전한 인성을 함양하여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협동심과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적금통장처럼 포니가 조금씩 불어나는 것을 보며 더 많은 선행 활동 의욕을 고취 시킨다는 것이다. 2020년 이 학교가 경북예비미래학교로 지정되면서 포니 제도가 여러 학교로 전파됐다.
전교생 44명의 함창중앙초등은 학생자치회 활동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원활한 자치회 활동을 위해 별도의 회의실을 마련해 놓고 격주로 회의를 연다.
포니에 대한 규칙도 학생자치회가 정한다. 자치생활규정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 전시회, 사제동행 행복캠페인, 12월에 여는 아나바다 운동 등도 학생자치회에서 대부분 계획하여 운영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이러한 행사 참여를 통해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배우고 책임감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육 교장은 "화폐를 통해 학생들은 행동에 대해 보상을 받고 긍정적인 피드백이 형성되어 좋은 습관이 내면화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따뜻한 감성으로 바르게 소통하는 함창중앙인'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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