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의원이 4일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대구의 변혁을 이끌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선거는 늘 찬밥 신세였다. 어차피 뻔한 후보끼리 경쟁해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되는 공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 룰이 정해지기도 전부터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바로 대선 주자, 당 대표, 경남 도지사를 거쳐, 5선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인 홍준표 의원이 대구시장 선거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지난달 31일 6·1 지방선거에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4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대구의 변혁을 이루겠다"며 강한 도전 의지를 밝혔다.
▲시장 선거 출마 선언에 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 국민 여론에선 이기고, 당원 투표에서 지는 것을 보고 이게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울에 남아 있을 것인지, 내가 자란 고향으로 돌아가 다시 대구의 영광을 찾는데 주력을 할 것인지 고민하다 작년 말 대구시장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도 했고, 당 대표도 두 번이나 한 사람이 격(대구시장 출마) 맞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고향을 위한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는데 격을 따질 때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대구시장 선거에 나가기로 했다."
▲대구를 변화시킬 대표 공약이 있다면
"첫 번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에 국비를 투입해 관문 공항으로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통합 신공항을 제가 국비 공항으로 내걸었고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도 공개적으로 동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도 TK 공약은 홍준표 공약을 이어받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 민주당도 2년 전 제출한 통합신공항법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통합 신공항은 동남아 정도 가는 기존 공항 규모로 만들어지면 대구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우리나라 첨단 산업의 98.2%가 인천공항으로 수출된다. 그러니 첨단 기업은 수도권 밑으로 오질 않는다. 기업을 유치하려면 통합 신공항을 미주·유럽 노선이 취항할 수 있는 큰 규모로 만들어야 한다. 하늘길이 열려야 기업 유치가 가능하다. 또 통합 신공항은 단순한 여객 공항이 아닌, 세계와 연결되는 물류 공항이 되어야 한다. 공항 주변에 기업이 들어서면 인센티브를 주고, 전체 고용 인원의 80%까지 대구 인재를 의무 채용케 할 것이다. 산학 연계를 통해 지역 대학 졸업자들이 연수 교육 없이 바로 취업하도록 하겠다. 두 번째 대구 공항 후적지를 두바이식 개발을 통해 24시간 잠들지 않는 신도시로 만들겠다. 후적지에 아파트 지어서는 대구 발전에 도움 안 된다. 무규제 지역으로 특구를 만들겠다. 세 번째는 통합 신공항 인근 근린벨트를 풀어 공단을 조성하고, 기업을 유치하겠다. 수도권은 지금 공장 부지가 평균 평당 1천만 원이지만 통합 신공항 인근 공장 부지는 평당 10만 원으로 아주 싸게 분양하겠다. 수출길 있지, 인력 있지, 그럼 기업이 수도권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네 번째는 일하는 공직사회를 만들겠다. 시정개혁단을 만들어서 1년 동안 대구시정을 근원적으로 개혁해 보겠다. 대구의 공공기관도 똑같이 개혁해 보겠다. 이미 경남지사 할 때 경남도 산하 기관하고 공무원 조직을 대 개혁 해봤다."
▲다른 후보와 비교할 때 어떤 장점이 있나.
"그런 질문 자체가 실례다. 나는 27년 정치하면서 상대 후보를 의식하고 선거를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잘 해야 되는 거다. 내가 시민들의 판단을 받아야 되는 것이다. 질문에 대한 답은 이것으로 하겠다."
▲시장 출마가 5년 후 대선 출마 발판이란 지적 있다
"역대 대구시장 중에서 대선 후보 있었나. 저는 중앙에서 이미 대선에 한 번 출마해 봤고 한 번은 유력한 후보였다. 중앙에서 이미 다 인정받고 내려온 사람이다. 대구시에서 무슨 발판으로 해서 올라가겠다는 것인가. 지금 국회의원이다.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또 4년 후 이야기이다. 그때 한국 정치판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미리 그런 식으로 논의하는 자체가 저로서는 말이 안 된다 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영하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을 맡는다.
"다시 말하지만 다른 후보가 어떻게 하든, 저는 의식도 안 하고 상관도 안 한다."
▲윤석열 당선인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윤 당선인이 저를 무시하거나 얕잡아 보지 않는다. 역대 대구시장 중에서 대통령이 무시 못 하는 존재가 있었나. 중앙정부에서 무시 못 하는 존재가 있었나. 국회에서 무시 못 하는 존재가 있었나. 난 그런 말로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그리고 대통령과 협력을 하지 않고 어떻게 대구시정을 끌고 갈 수 있나. 저는 정치 27년 하면서 누구를 등에 업고 정치를 해본 일이 단 한 번도 없다. 홍준표의 힘으로 하는 것이다. 정치는 자기 힘으로 해야지, 배후 세력을 믿거나 권력자에 얹혀 가서는 정치 오래 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좀 비열하다. 국회에서 15대 국회의원 출신은 저밖에 없다. 박병석 의장님이 16대 출신이다. 국회에서 제가 제일 어른이다. 여야를 통틀어서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등 국회에서 저를 어떻게 얕잡아 보겠나."
▲대구가 많이 어렵다. 대구의 현 상태와 해결책이 있다면
"(대구는)무기력하고 나태해졌다. (제가) 잠자는 대구의 잠재력을 한번 일깨워보겠다. 과거의 영광을 찾을 수 있도록 해보겠다."
▲홍 후보에 대해 분명한 호불호가 있다
"저를 반대하는 사람 보지 못했다. (싫어하면) 악수할 때 탁 뿌리친다. 길을 가거나 음식점에서 밥 먹고 나오면 인사하거나 쫓아와서 사진 찍자 한다. 반대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정치를 할 수 있나. 51%만 동의를 얻으면 되는 게 민주주의이다."
▲경남도지사직 경험이 대구 시장 수행에 도움이 될까
"지방 행정은 다를 바 없다. 제가 경남지사를 할 때는 경남 도정을 개혁했다. 행정개혁, 재정개혁만으로 땅 한 평 안 팔고 1조 3천900억의 채무를 3년 반 만에 다 갚았다. 경남도는 경남 출신 학생들을 위해 서울에 기숙사를 지었다. 월 15만 원을 내고 거주할 수 있는 일류 호텔급 기숙사를 만들었다. 지난달 경남신문이 도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역대 민선 도지사 선호도 조사에서 '홍준표'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다만 대구시장과 도지사는 역할적인 부분에서 다른 면이 있다. 도정은 기초자치단체가 하는 일을 지원하는 지원기관이다. 그러나 대구시는 집행기관이다. 그만큼 대구시장이 되면 일이 더 많을 것이다."
▲강성 이미지 때문에 시장 되면 지역사회가 분열 될 것이란 우려 있다
"세력에 뒷받침받지 않고, 권력자에 기대지 않고, 소신 있게 일을 추진했으니 27년간 정치 할 수 있었다. 그런(강성 이미지) 것은 저를 질시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시장이 흐물흐물해서 시정이 (제대로 운영) 되겠나. 시장이 카리스마 없고 강력하지 않으면 시정은 그냥 막 흘러간다. 공무원들이 따라오지 않는다. 리더십에는 연성과 강성이 있다. 추진력 면에서는 강성 리더십을 가진 사람만이 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
▲대구 경북 행정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행정통합이 되면 광역단체장이 하나 줄어 들 수 수밖에 없다. 전남·광주도 통합해야 한다. 통합이 될까? 대구 경북이 통합을 하면 산하단체를 지금의 절반가량 없애야 한다. 경북도청을 짓는데 8천억이 들었다. 대구 경북 통합하고 수부도시(首府都市)를 안동으로 가서 대구 시민들이 동의하겠나. 그럼 8천억 원을 들여 만든 도청건물은 뭘 해야 하나. 실무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검토도 안 하고 대구 경북 통합하자고 나가는 거는 통합 대경 특별시가 된다고 해서 이게 강해지는 게 아니다. 지역만 넓어지고 공무원 수는 3분의 1 줄일 수 있을까. 그럴 자신이 있으면 통합해보라는 것이다. 산하 기관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까. 되지도 않을 거를 왜 그런 식으로 추진을 했는지 나는 이해하기 어렵다."
▲홍준표가 왜 대구시장 되어야 하나
"대구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이곳에서 초·중·고를 나왔다. 대구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 대구에 대한 애정은 아마 그 누구 못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정치 인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데 내 고향을 내가 자라난 고향을 대구 미래 50년의 기반만 마련하면 그 다음부터는 자연적으로 성장해 나간다. 4년 동안 제가 약속한 걸 완성하겠다가 아니고 기반 마련을 하겠다는 것이다. 대구 경북에 50년 미래를 준비하는 토대를 마련하겠다. 그 약속을 드립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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