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친할머니 살해 10대 손자에 항소심서도 무기징역 구형

대구 법원 전경. 영남일보 DB

검찰이 자신을 키워준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 등)로 기소된 손자 A(19)군에게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형을 구형했다.

11일 대구고법 형사1부(재판장 진성철)의 심리로 열린 A군 형제에 대한 결심에서 검찰은 "원심에서 구형한 것과 같이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지난 1심 결심에서 A군에게 무기징역형을 구형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 보호관찰 5년, 야간외출제한을 명해달라고 했다. 또 형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동생 B(17)군에게는 징역 장기 12년, 단기 6년을 구형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선고형은 구형량보다 수위가 한참 낮았다. 대구지법 서부지원은 지난 1월, A군에게 장기 12년, 단기 7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10년 부착 및 폭력치료 및 정신치료 프로그램을 80시간씩 이수하도록 명령했다. B군에게는 징역 2년 6개월 및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면서, 폭력치료 및 정신치료 프로그램을 40시간씩 이수하도록 명했다.

A군은 양형 부당 등의 이유로 항소했지만, B군은 항소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이 두 형제 모두에 대해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하면서, B군도 항소심 법정에 함께 서게 됐다.

이날 재판에서 형제의 변호인은 "너무나 끔찍하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면서도 "그러나 아이들이 많이 어리고, (친모와 연락이 닿으면서) 가족 간 유대 관계가 시작된 점 등을 참작해 선처 바란다"고 밝혔다.

A군은 최후진술에서 "동생은 아무 죄가 없으니 선처를 부탁 드린다"고 말했고, 이에 B군 역시 "형의 형을 높이지 말아달라"는 취지로 이야기 했다.

한편, 이날 결심에는 형제들의 친모 C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C씨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 몇 년 간) 아이들과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아이(B군)와 같이 살고 있다"며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 일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큰 아들과도 서신과 전화, 면회 등을 통해 연락하고 있다. 시부모에게도 죄송스러운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A군은 지난해 8월 대구 서구 소재 주거지에서 친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이를 목격한 친할아버지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B군은 할머니의 비명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창문을 닫는 등 형의 범행을 도와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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