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계업종 제외, 사실상 허용
중기부 "다음주 사업조정 결정한다"
![]() |
| 대구시 서구 이현동에 위치한 중고자동차매매 야외단지인 대구 오토갤러리와 실내단지인 엠월드 전경. 영남일보 DB |
중고차 시장 개방의 마지막 관문인 '사업 조정'이 이달 중 마무리된다.
22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에 따르면, 다음주 중 중소기업사업조정 심의회를 개최하고 현대자동차·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 관련 사업조정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앞서 지난달 17일 중기부는 중고차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완성차 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허용됐다. 하지만 사업 조정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실제 진출 시기와 판매차 매입 제한 등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사업조정 결과에 따라 중고차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인증제도·체험·구독 서비스...구체화 된 대기업 중고차 판매전략
기아는 전기차를 포함한 자사의 차량을 신차 수준의 상품화와 인증을 거쳐 판매한다는 구체적 계획을 지난 18일 공개했다.
판매 대상은 5년·10만km 이내 자사 차량으로 한다. 200여개 항목의 품질 인증 검사를 하고, 정비와 내외관 개선을 통해 신차 수준의 제품을 판매할 방침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잔여 수명, 안정성을 측정해 최저성능 기준을 만족하는 차량만 판매한다. 이와 더불어 계약 시 개인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상품'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구독서비스 '기아플렉스'를 활용해 중고차를 공급하고 구매 전 차량체험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한 달 동안 차량을 운행하고 실제 성능과 품질을 점검하고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 한 현대차는 성능 검사와 수리를 거친 인증 중고차(CPO·Certified Pre-Owned)를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중고차 품질검사, 인증체계(매집점검-정밀진단-인증검사)를 마련하고 '인증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 |
| 중고차 매매업자 단체인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들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근에서 현대ㆍ기아차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을 반대하며 자동차매매업 등록증(허가증)을 인수위 측에 반납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 독과점 우려 기존 업계 반발, 상생안 찾을 수 있을까
기존 중고차 업계 종사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기업 시장 진출은 독과점으로 이어지고 영세업자와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 연합회측은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겠다는 것은 수요가 큰 알짜배기 물량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대기업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집계하고 감시할 체계가 없다"며 대기업 시장 진출을 반대하고 나섰다.
허위·미끼매물로 기존 중고차 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에 자구책도 강구하고 있다. 연합회는 △6개월·1만㎞ 이내 차량 품질보증 서비스 제공 △ 중고차 매매공제조합 도입 △ 중고차 전산 체계 고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기부의 중재로 지난 2월부터 대기업과 중고차업계 간 '자율조정' 2차례,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자율사업조정협의회'가 4차례 열렸다. 하지만,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중고차 매매업계는 대기업이 사업 개시를 최장 3년간 연기하고, 그 이후에도 최장 3년간 중고차 매입·판매를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판매량은 일정 범위에서 제한할 수 있으나 사업 연기와 매입 제한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기존 업계를 보호를 위해 일정 기간 시장 진출 시기를 미뤄야 할 필요성이 있다. 매입 차량 역시 독점 우려가 높다. 중고차 판매업자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조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자율조정을 중단하고 사업조정심의회를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을 고려하면 결국 각자의 입장을 절충한 권고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정우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