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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성응원이 다시 허용된 첫 주말인 지난달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삼성 라이온즈-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시민이 가득하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조금씩 뜨거워지던 한국프로야구에 싸늘한 술이 뿌려졌다.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3일 오전 3시 40분쯤 대구 수성구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NC 다이노스 코치 A씨와 B씨가 다툼을 벌였고, 급기야 A씨가 B씨를 폭행했다. A씨는 유치장에 입감됐고, B씨는 간단한 병원 치료 후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날부터 5일까지 예정된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을 위해 지난 2일 대구에 왔다가 이런 사건을 일으켰다.
NC는 지난해 팀 핵심 전력 4인방이 코로나 19 방역지침을 어기고 술판을 벌여 논란이었다. 이들 4명 가운데 3명은 출장 정지 징계가 끝나 이날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 퓨처스팀과의 경기 선발 명단에 올랐다. 컨디션 점검 후 1군으로 콜업돼 4일 삼성전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축 이탈로 길을 잃은 NC는 지난 시즌을 7위로 마무리했고, 올해도 개막 첫 달을 최하위로 마쳤다. 이 와중에 코치들이 술 문제를 일으키면서 NC 구단은 더 난처해졌다. 징계를 마친 선수들을 조용히 불러들여도 시원찮은 판에 또 논란 당사자가 돼 전력 재구성이 불투명해졌다.
NC 구단 관계자는 "변명의 여지 없는 일로 팬과 야구계에 송구스럽다.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보고했다"며 "추후 조사 결과를 통해 관련자 징계 등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올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야구계 쇄신을 약속했다. 허구연 신임 총재를 필두로 인기를 되찾고자 여러 노력을 하는 중이다.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 비디오판독 시스템 강화 등 경기 내 변화뿐 아니라 선수 일탈을 경계하고, 팬을 최우선으로 두는 '팬 퍼스트(Fan First)'를 강조한다.
KBO가 직접 선수 사생활까지 관여하는 '일탈 경계'의 강경한 발언을 내놓은 건 그만큼 야구계 인사들이 사건·사고에 연루되는 일이 많아서다. 경기력이 좋지 않아도 응원하는 야구팬은 있지만, 인성이나 품행에 문제 있는 선수가 한 명 나오면 셀 수 없이 많은 팬이 떠난다.
한쪽에선 어떻게든 팬심을 붙잡고자 애쓰는데, 백지장을 맞잡은 나머지 한쪽이 자꾸 엇박자를 낸다. '하필 지금'이란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 지경이다.
최근 KBO는 '음주운전 3회'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의 리그 복귀를 불허했다. 한때 리그를 대표했고, 미국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다. 일각에선 규정상 승인 자체에 문제가 없어서 그의 복귀가 가능하다고 예상했지만, 허 총재는 '리그 발전과 KBO 권익 보호 저해 우려'를 근거로 강정호를 막아서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달 22일엔 그간 금지됐던 육성 응원을 되찾은 야구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4월 29일~5월 1일) 전국 5개 구장을 찾은 시민은 총 16만1천304명으로 하루 평균 5만3천768명이다. 육성 응원 허용 전 주말(4월 15~17일) 하루 평균 약 3만9천155명이었던 데 비해 37% 이상 늘어난 수치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특히, 이번주 KBO는 어린이날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리그 출범 40주년 기념 '클래식시리즈'를 꾸리면서 본격적인 야구 인기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가 어린이와 야구팬에게 부끄럽지 않을 책임감을 보일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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