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과 수달 등 다양한 동식물 목격
지역 주민의 여가와 휴가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대구 달성군 화원읍 진천천. <대구 달성군 제공> |
낙동강 지천인 대구 달성군 화원읍 진천천과 천내천이 생태하천으로 되살아 났다.
12일 대구 달성군과 지역주민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심을 가로지르는 진천천과 천내천 일대에 뱀이 수시로 출몰하고 있다. 관할 지자체가 10여 년 동안 하천 정비 사업을 벌인 이후 주변 풀숲이 우거지고, 알맞은 습기가 조성되는 등 동·식물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조성됐기 때문이다.
하천에 나타나는 누룩뱀(밀뱀)은 주로 산책로와 물 주변에서 발견되고 있다. 누룩뱀은 술을 담글 때 쓰는 누룩과 색이 비슷해 누룩뱀으로 불린다. 저지대 하천이나 강변 또는 밭, 산림 등지에 주로 서식한다. 개구리, 들쥐, 새알, 도마뱀 등을 잡아먹고 독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천천과 천내천에서는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종 '수달'도 흔하게 목격되고 있다. 수달의 몸길이는 60~80㎝, 꼬리 40~50㎝, 몸무게 5~10㎏ 정도다. 수달은 물속을 오가며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가 하면, 물 밖으로 나와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이 곳에는 식물과 어류, 조류, 양서·파충류 등 수백 종에 이르는 동·식물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천천 인근에 사는 김모(63·달성군 화원읍)씨는 "지난해부터 하천 부근에서 한 번씩 뱀을 보곤 한다"며 "올해는 조류도 예년보다 더 많이 보이는 등 생태계가 갈수록 안정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군청은 누룩뱀이 유해하지 않은 뱀이지만 출몰로 주민들이 불안해할 수 있는 만큼,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또 주민들로부터 뱀 목격 신고가 들어오면 119 신고를 통해 구급대 도움을 받아 뱀을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하천으로 되살아 난 대구 달성군 화원읍 천내천. <대구 달성군 제공> |
김문오 달성군수는 "하천에 동·식물이 많이 보인다는 것은 생태계가 살아 났다는 증거"라며 "앞으로도 자연형 하천을 유지해 군민들의 휴식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달성군 화원읍과 달서구 유천동 경계 진천천의 경우 2008년부터 250억 원을 들여 수해 상습지 개선과 하천 정비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파크골프장 9홀과 자전거 도로, 산책로, 농구장, 족구장, 잔디광장을 만들었다. 2017년엔 76억 원을 투입해 유지수를 확보하면서 도시재생 한 축을 담당하는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
천내천은 화원읍 본리리에서 성산리 낙동강 합류점 6.4㎞ 구간에 1년 내 물이 흐르는 생태공원으로 탈바꿈 했다. 사업비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총 274억 원이 들어갔다. 가동보 1개소,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 운동시설, 인공 폭포 등이 조성됐다. 홍수 방지는 물론, 하천유지수 공급으로 다양한 수생식물과 어류들이 서식할 수 있게 됐다. 친수공간도 곳곳에 조성돼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호응으로 '제1기 대구시 시민정원사 교육과정'을 이수 중인 수강생들이 오는 20일 천내천 둔치에서 6개의 주제로 시민정원사의 정원을 조성하는 이벤트도 마련된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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