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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로에서] 한국도로공사의 장삿속

2022-05-11

전국유일 제한속도 시속80㎞

대구순환고속도로 갓길 협소

중앙분리대·차로 간격 좁지만

시설 개선·통행료 고민 없이

홍보성 자료만 연일 쏟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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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인 한국도로공사가 대구시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도로기본계획이 수립(1987년)된 뒤 35년 만에 완전 개통된 대구4차순환도로 신설구간에 대한 기대가 누구보다 컸기 때문이었을까.

지난 3월31일 대구시민들의 높은 기대 속에 개통된 대구4차순환도로 신설구간인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1조5천710억원이 투입된 이 도로는 달서구 성서~북구 읍내와 북구 서변~동구 안심 구간 32.91㎞로, 나들목(IC) 8곳과 분기점(JCT) 2곳으로 연결됐다. 도로 관리 및 운영은 한국도로공사가 맡고 있다.

하지만 개통 첫날부터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는 실망감을 안겼다. 도로표지판에 700번 고속도로라고 명기된 것처럼 번듯한 신설 고속도로일 것이란 기대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국도로공사가 통행료를 받는 제한속도 시속 80㎞인 고속도로인데다, 갓길이 다른 고속도로에 비해 1m나 더 좁고 중앙분리대와 1차로 사이 간격 또한 일반 고속도로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좁은 갓길은 개통하자마자 사고로 이어졌다. 개통 후 2주간 발생한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교통사고는 3건. 이 중 1건이 갓길 정차 교통사고였다. 한국도로공사도 좁은 갓길에 대한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 한국도로공사는 4월20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는 시속 80㎞로 설계돼 갓길이 일반 고속도로 3m보다 협소한 2m로, 갓길 정차 시 2차 사고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갓길 교통사고가 한 건밖에 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입장이었다. "750m 간격으로 설치된 비상주차대와 도로전광판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로 우려했던 것보다 심각하지 않게 나타났다"는 것. 개통 2주 만에 갓길 교통사고, 그것도 정차 사고가 났는데 심각하지 않다는 내용을 보도자료에 담았다. 얼마나 많은 갓길 교통사고를 우려했던 것인지 되묻고 싶다.

통행료도 운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시속 80㎞ 고속도로가 시속 100㎞ 고속도로보다 통행료가 더 비싸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연구원의 4월14일자 CEO브리핑 보고서 '대구 4차 순환도로 개통 효과와 향후 과제'에 따르면 달서IC∼동명동호IC(20.33㎞·1천600원) 구간과 서변IC∼율암IC(12.58㎞·1천400원) 구간의 통행료는 3천원이지만,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요금 산정기준에 따르면 두 구간 총 거리 32.91㎞의 통행료는 2천358원이다. 더욱이 두 구간 사이 동명동호IC∼서변IC 간 5.8㎞는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도로다. 한 번에 연결이 되지 않음에도 시속 100㎞ 고속도로보다 더 많은 통행료를 받는 셈이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두 구간 하이패스를 이용할 경우 통행료는 2천200원으로, 기존 고속도로보다 더 저렴하다고 밝히고 있다.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는 대한민국에서 현금과 하이패스 통행료가 다른 유일한 시속 80㎞ 고속도로다. 여기에 대구4차순환도로 기존 구간인 민자도로 범안로보다 요금이 더 비싸다. 두 곳의 요금소가 있는 범안로의 통행료는 7.25㎞ 구간에 각각 300원씩 총 600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한국도로공사는 시설 개선이나 통행료 인하 방안 등은 철저히 외면한 채 대구 도심 교통량 분산에 대구외곽순환도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홍보성 보도자료만 연일 쏟아내고 있다.

임성수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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