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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위기론 대두
'닥터 스트레인지2' 극장부활 신호탄
개봉 2주만에 누적관객 500만명 돌파
OTT콘텐츠 제치고 통합랭킹 1위도
가입자 감소 OTT업계 위기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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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개봉한 마블 신작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흥행은 극장가의 부활을 예고하는 분명한 신호탄이 됐다. 개봉 전 사전 예매부터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확보한 이 영화는 17일 현재 누적 관객수 505만명을 기록 중이다. OTT 통합검색 및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가 공개한 5월 2주 차(5월7~13일) 통합 콘텐츠 랭킹에서도 1위를 차지했는데, OTT 작품을 제치고 통합 랭킹 1위에 오른 것은 올해 들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최초다. OTT 위기론이 대두되는 이유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OTT 공룡'으로 불리며 업계 최고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넷플릭스의 올해 1분기 서비스 가입자는 직전 분기보다 약 20만 명 감소했다. 넷플릭스 가입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11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한국에 진출한 디즈니+와 애플TV+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기대를 모으며 출발했던 초기와 달리 현재 확연한 가입자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의 모바일 월별 사용자 수는 지난 1월 1천241만명에서 지난달 1천153만명으로 7.1%, 티빙은 같은 기간 418만명에서 386만명으로 7.7% 감소했다. 그나마 두 플랫폼의 감소폭은 타 경쟁사들에 비하면 작은 축에 속한다. 웨이브는 492만명에서 433만명(11.9%), 왓챠는 129만명에서 112만명(12.6%), 시즌은 176만명에서 144만명(18.1%), 쿠팡플레이는 367만명에서 302만명(23.7%)으로 떨어졌다. 디즈니+ 역시 200만명에서 153만명으로 23.7% 줄었다.
이처럼 OTT 사용자가 감소세에 있지만, 관계자들은 OTT 시장이 위축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미 많은 사람이 OTT를 통해 콘텐츠를 보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에 OTT는 계속 성장해나갈 것"이라며 "좋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때와 그렇지 않은 침체기가 있겠지만 아직 OTT 시장 규모 위축을 논의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라마운트+ 국내 론칭
'HBO맥스'도 이르면 연내에 론칭
"흥행 콘텐츠 부재에 이용자수 정체
새로운 OTT 진출 제로섬 게임 우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시장에 또 다른 글로벌 OTT 플랫폼 파라마운트+가 다음 달 한국에 상륙한다. 미국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파라마운트가 만든 파라마운트+는 지난해 12월, CJ ENM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국내 서비스 출시를 준비해왔다. 파라마운트+는 CJ ENM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티빙을 통해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인데, 파라마운트+가 진출하는 첫 아시아 시장이다. 파라마운트는 OTT 서비스인 파라마운트+와 광고 기반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인 플루토 TV를 주축으로 스트리밍 사업을 성장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 지난해 말 총 3천280만명의 가입자를 기록했고, 2024년까지 1억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엔 신규 가입자 680만명을 추가하며 총 3천96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파라마운트+에 이어 국내 상륙이 예상되는 글로벌 OTT는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 '밴드 오브 브라더스' 등 인기 시리즈를 보유한 HBO맥스다. HBO맥스가 한국 서비스 론칭 여부와 시기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라마운트+처럼 직접적인 출시가 아닌 국내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한 진출이 유력하다. 현재 HBO 콘텐츠 대다수는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한 웨이브에서 볼 수 있는데, 1년 계약의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업계에선 계약 연장 여부를 통해 HBO맥스 론칭 시기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레드오션이 된 국내 시장 상황에서 새로운 OTT의 진입은 모두에게 제로섬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광원 대중문화평론가는 "거리두기 해제와 흥미를 끄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용자가 정체됐다"며 "결국 관건은 콘텐츠다. 새로 한국에 진출하는 OTT 플랫폼은 기존 IP에 기대지 말고 독보적인 양질의 콘텐츠 확보와 그걸 얼마나 지속해서 보여줄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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