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 나선 대구시장 후보들. (왼쪽부터 기호순으로)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국민의힘 홍준표, 정의당 한민정, 기본소득당 신원호 후보 |
6·1 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자 선거 방송 토론회를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청률이 저조한 평일 심야 시간에 단 한 차례만 열리는 데다, 소수 정당 소속 일부 후보는 배제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후보와 정의당 한민정 후보, 기본소득당 신원호 후보는 일제히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에게 추가 토론을 촉구했다.
22일 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와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대구시장 후보 TV 합동 토론회는 오는 26일 오후 11시부터 2시간 동안 대구 MBC 생중계로 진행된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당 서재헌·국민의힘 홍준표·정의당 한민정 후보가 참여한다. 신 후보는 토론이 끝난 뒤 27일 새벽 1시부터 20분 동안 정견 발표 방송에 출연한다.
현행 선거법상 지지율 5%이하이거나 국회의원 의석수 5석 이하 정당의 광역단체장 후보는 법정 방송토론에 포함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경쟁 후보 모두가 찬성할 결우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 이에 선관위는 당 초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 4명 모두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추진했지만, 홍 후보 측의 반대로 신 후보가 빠졌다.
이에 신원호 후보는 지난 20일 홍 후보의 선거사무소 인근에서 유세를 통해 "홍준표 후보는 5명 이상 국회의원이 있는 정당이 아니면 타 후보의 동의를 받아야 토론회에 참석할 수 있다는 기준을 들면서 동의하지 않았다"며 "이는 정치 기득권이 소수 정당에 가하는 정치 불평등"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핵심 의제로 던진 불평등, 양극화 심화와 극복 방안을 이야기한 제가 정치 불평등을 마주하게 됐다"며 "(홍 후보가) 좋아하는 정치 버스킹에 불러주면 현장에 가겠다. 양자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신 후보는 또 "대구선관위가 후보 4명이 모두 참가하는 토론회를 열겠다고 공지했다가 돌연 입장을 바꿔 저에게 토론회 참석 불가를 통보했다"고 주장하며 대구 선관위를 항의 방문 하기도 했다.
정의당 한민정 대구시장 후보가 20일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의 선거 사무소 인근인 도시철도 2호선 경대병원역 앞에서 추가 토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의당 대구시당 제공 |
민주당 서재헌 후보는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홍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회피하지 말고 토론에 즉각 응하라"고 주장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서 후보는 "이번 선거는 예외냐. 내로남불"이라며 홍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토론회 시간대도 문제 삼았다. 토론회 횟수도 문제지만, 평일 밤 11시에 TV 토론회를 하면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 후보는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일 밤 늦게 토론회를 하면 보는 시민이 얼마나 있을 지 의문"이라며 "선관위와 방송사는 그 시간이 좋은 시간대라고 말하는데 어떻게 밤 11시가 시청률 황금시간대일 수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측은 "중계방송사에 좋은 시간대를 요구하지만, 광고 등의 사정으로 저녁 시간대는 밤 11시가 거의 전부이며 이는 다른 지역도 사정이 비슷하다"며 "토론회 방식이나 참가인원 등은 모든 후보자 간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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