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7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라운드 대구FC-전북현대 경기 때 대구 세징야(가운데)가 드리블하고 있다. <대구FC 제공> |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 20일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정치버스킹을 열고 시민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튜브 'TV홍카콜라' 캡쳐 |
프로축구 대구FC가 대구시장 선거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가 시민축구단의 기업축구단 전환 입장을 밝히면서다.
지난 20일 저녁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정치 버스킹에 나선 홍 후보는 시장에 당선됐을 때 대구FC 운영 방안을 묻는 질문에 "시민구단으로 운영하는 프로축구팀은 전부 기업 축구단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유감스럽게도 대구는 축구단을 담당할 만한 기업이 없다. 대구은행이 유일하게 대구FC를 지탱해주는 재정적 후원자인데, 대구은행이 전적으로 운영하라고 넘겨주려고 해도 받기를 꺼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1, 2부 K리그를 통틀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시·도민구단'은 대구FC를 비롯해 총 12팀이다. 이들 구단의 구단주는 연고지의 지자체장이 맡는다. 과거 홍 후보는 경남도지사 재임 시절 경남FC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그는 "(경남도지사 재직시절) 축구단을 운영할 때 매년 140억원 정도를 지급해야 했다. 많이 지급할 땐 200억원까지 했다"며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축구단은 재정이 열악해서 많은 돈을 주고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시민구단이 우승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또 강등되는 구단을 보면 거의 시민구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민구단 운영이 굉장히 어렵지만 그걸 인수해 할 만한 기업이 있으면 대구FC가 훨씬 도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홍 후보가 이 같은 입장을 밝히자 야권 후보들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정의당 한민정 후보는 22일 논평을 내고 "대구FC를 인수하겠다는 기업이 없으면 해체라도 할 생각인가. 홍 후보가 경남도지사 시절 경남FC를 해체하려던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구FC는 K리그 최초의 시민구단이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FA컵 우승과 다수의 국가대표를 배출하며 적은 예산이라도 운영을 제대로 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한국 유일의 자발적인 스포츠 후원 단체인 '엔젤클럽' 회원들이 통탄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후보도 지난 21일 "홍 후보는 경남도지사 시절 안 좋았던 기억 때문에 대구FC를 기업 구단으로 전환시키려는 것이냐"며 "아이러니하게도 홍 후보가 도지사를 맡았을 때는 경남FC가 위기였고, 홍 후보가 물러나자 경남FC는 위기를 극복했다. 이게 세금 문제냐.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시민들께서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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