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유격수 이해승이 지난 1일 고척 키움전에서 수비를 펼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해승. <삼성 라이온즈 제공> |
올해 삼성 라이온즈 내야진이 적당한 신구 조화 속 화수분 야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은 지난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이날 삼성 선발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은 지난달 14일 대구 두산전 완봉승을 챙긴 뒤 3경기 만에 선발승을 챙기면서 다승 공동 7위(5승)로 올라섰다. 뷰캐넌 완봉승 이후 선발승을 구경하지 못한 삼성은 다시 뷰캐넌 덕분에 15경기 만 선발승을 맛봤다.
뷰캐넌이 6이닝 동안 97구를 던지며 9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할 수 있었던 배경엔 수비수들의 안정적인 수비가 있다. 특히,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유격수 이해승은 안정적이고 침착한 수비로 자신을 향한 땅볼을 여럿 처리해냈다.
야구공조차 이해승이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날인 걸 아는 마냥 1회부터 모든 타구가 이해승을 향해 날아갔다. 키움의 리드오프 박주홍이 뷰캐넌의 5구째 커터를 맞춘 타구가 2루 베이스 쪽으로 약하게 튀었고, 이해승은 쇄도해 들어오면서 이를 처리해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두 번째 타자 김휘집의 타구도 박주홍 타구와 비슷한 궤적으로 굴렀고, 이해승은 다시 침착하게 2아웃을 책임졌다. 3번 타자 이정후의 땅볼까지 힘없이 이해승에게 다가서면서 3개 아웃카운트를 모두 이해승이 처리하게 됐다.
이후로도 6차례 더 그를 향해 타구가 날아가는 등 이해승의 수비 실력을 시험하는 듯한 경기가 펼쳐지면서 팬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8라운드, 전체 72번째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해승은 그동안 이렇다 할 성장세를 보여주진 못했다. 수비는 준수하지만, 타격에 약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2군에서 공격력을 키우기 위한 구슬땀을 흘렸다.
입단 동기 외야수 박승규의 1군 출전을 바라보기만 하던 이해승은 드디어 지난달 31일 키움전 정식 선수로 등록된 뒤 1군 무대 부름을 받았고, 당일 대수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다음날 선발 출전까지 꿰찬 이해승은 타격이 약점이라는 평가에 화풀이라도 하듯 첫 타석부터 안타를 신고하기도 했다.
이해승의 1군 합류와 활약은 이번 시즌 삼성 내야진이 그만큼 두꺼워졌다는 증거다. 삼성은 올해 김상수, 이원석 등 베테랑 주전 내야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김지찬-이재현 키스톤 콤비를 구성했고, 오선진 등 재발견한 선수도 여럿이다.
부상으로 떠났던 선수들이 모두 복귀하면서 삼성 내야는 풍성해졌다. 어린 키스톤 콤비가 자리를 비웠지만, 김상수와 오선진이 노련함을 앞세워 돌아왔고, 이해승까지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들 외에도 강한울, 최영진, 김동진 등이 대체 요원으로 그라운드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어서 벤치에선 다양한 카드 조합을 시도해볼 여유를 얻었다.
시즌 내내 컨디션이 좋은 선수는 없다. 아무리 잘하던 선수도 작은 부상에 밸런스를 잃을 수 있는 것이 야구다. 그렇기에 주전과 백업의 수준차가 적은 팀이 경쟁에서 유리하다. 올 시즌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삼성 내야가 남은 시즌 좋은 결과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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